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가팔라지고 있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연휴가 고비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여행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연휴 기간 대이동이 이뤄지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전날인 25일 미국의 항공편 이용객은 107만967명으로 집계됐다고 CNN이 전했다. 지난해 같은 날 260만2631명의 40%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올해엔 CDC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동안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르다. CNN은 이날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고 하면서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 모임이 코로나19 상황을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고에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을 기념하기 위해 이동했다는 뜻이다. 권고가 내려진 이후 항공편 이용객 수만 해도 6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9~10월 항공편 예약 가능 좌석 수는 전년 대비 50% 줄었지만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이 숫자는 39% 감소했을 뿐이다.
미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 이후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많은 여행객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문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액시오스/입소스가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미국 국민 61%가 가족 모임 등 추수감사절 계획을 바꿨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1명은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추수감사절 전날인 25일 18만1490명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2300여 명이다. 미국은 23일 연속 10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코로나19에 따른 하루 사망자가 2100명을 넘었다는 암울한 통계가 또 나왔다.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인용해 지난 24일 기준 미국의 일일 사망자가 2146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일 사망자가 21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5월 11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당시와 비교해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크게 감소했지만, 최근 확진자 자체가 폭증해 사망자가 덩달아 늘어나는 형국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이날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18만5000명이 넘어 지난 5월에 집계된 일일 확진자 최다치인 3만3000명의 6배에 육박했다.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이 넘은 건 연속으로 22일째다.
주별로도 곳곳에서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워싱턴, 네바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5개 주가 일일 신규 확진자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또 이들 주를 포함한 12개 주에선 지난 7일간 일일 신규 확진자 평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은 “코로나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망자 증가는 예견됐던 일”이라며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