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망을 애도하는 축구팬들이 26일(현지시간) 그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대통령궁(까사 로사다) 주변과 인근 광장, 거리를 가득 메웠다.
지난 8개월 간 아르헨티나에 적용돼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엄격한 규제로 억눌렸던 감정이 '축구의 신'으로까지 추앙받는 마라도나의 사망으로 터져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마라도나의 팬들은 애도를 표하기 위해 밤새 줄을 서서 기다렸고, 이들은 대체로 질서정연하고 평화롭게 대통령 궁 안으로 들어가 '축구 전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지만, 이날 오후에는 조문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경찰과의 충돌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대통령 궁으로 들어가 마라도나를 마지막으로 보려는 시민들은 무려 11블록이나 줄을 섰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전날(25일) 그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3일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마라도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 몇시간만에 거의 전 연령대의 팬들이 거리로 도심으로 쏟아져 나와 깃발을 흔들고 응원가를 외치기 시작했다. 음식과 주류, 상품 진열대는 흡사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인근에서 한 시민이 경찰의 마라도나 장례식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있다. © AFP=뉴스1
이날 앞서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마스크를 착용한 축구팬들은 등번호 10번이 적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축구팀 유니폼으로 장식된 관에 조화를 놓으며 고인을 애도했다. 조문객들 중에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주요 각료, 축구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건물 내에선 감염병 예방 규칙이 적용됐지만 대규모 인파로 인해 외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문객들은 총 100만명으로 예상되며, 현지에선 추모 열기를 아르헨티나 국모로 불렸던 에바 페론의 장례식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조문객들이 운집한 모습은 지난 8개월 간 엄격하게 적용돼온 봉쇄(록다운) 때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공항들은 최근에야 정상 운영을 재개했다. 시 당국은 최대 10명까지만 옥외집회를 허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여전히 학교 시설 개방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마라도나의 이름 때문에 대규로 행사를 신속하게 성사시켜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40만명이며 사망자는 3만7000명이다. 이는 각각 전 세계 9위, 10위 기록이다.
뉴스1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