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73·사진)이 최근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한 한국의 핵무장론에 대해 ‘한국이 동맹을 잃고 고립될 수 있다. 한국의 안보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벨 전 사령관은 26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성명을 보내 “북한이 핵무기 카드를 거듭 꺼내는 것에 대해 한국이 느끼는 좌절감을 이해하지만 이 때문에 한국 스스로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은 한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명백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2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북한이 끝까지 핵을 가져가면 우리도 핵무장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한 발언을 공개 반박한 것이다.
2006∼2008년 주한미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인 그는 “(한국의 핵무장이) 미국 일본 등과의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위한 장기간의 노력을 파괴할 것이고 이는 한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 역시 북한 침략에 맞서 한국과 함께 싸우겠다는 오랜 공약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한국에 대한 핵우산 보장을 철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이 한국과의 안보 동맹을 철회하면 한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에 맞서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상태로 남겨진다”며 일본 역시 한국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