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내려진 특별 지침이다. 대상은 오직 여학생들로, 수업에 방해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거센 반발과 공분이 이는 건 당연한 결과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아이리시타임스와 폭스뉴스 등은 아일랜드 더블린 남쪽 칼로 지방의 사립고 프레젠테이션 컬리지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최근 조회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말라는 지침을 여학생들에게 전달했다. 지침은 체육 시간에도 몸매가 드러나는 레깅스나 운동복의 착용을 금지한다.
특히 한 학생의 부모는 딸이 학교로부터 발목과 무릎, 쇄골이 보이는 옷을 입지 말라며 옷을 입을 때는 살이 보이지 않도록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남녀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정신을 산만하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남학생의 복장을 두고는 특별한 금지 규정이 없었다.
지침은 즉각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학부모들은 성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인 학교 복장 규정을 비판하는 탄원서를 내고, 현재까지 6700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소름 끼치는 규정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10대의 어린 나이”라며 “교사에 의해 성적 대상으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 학생들은 편안하고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학부모는 “교사들이 어린 여학생들에게 성적으로 끌린다면 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자신의 신체를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라며, 그들이 무엇을 입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추구할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1950년대로 회귀한 듯하다”며 “남자 선생을 비롯한 직원들의 사고방식이 유일한 문제”라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아일랜드 교육 당국은 지침을 바꾸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학교가 학부모, 학생들과 상의해 복장 규정을 정해야 한다”면서도 복장은 학교의 결정 사항이라고 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