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선출된 유럽의회(EU)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을 어기고 섹스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유럽이 발칵 뒤집혔다.
1일(현지시간) 유럽전문 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EU의회의 요제프 자예르(59) 의원은 지난 11월 27일 벨기에 브뤼셀 시내의 아파트에서 20여명이 모인 파티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실내 모임을 금지한 벨기에 정부의 방역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 250유로(약 33만원)를 부과받았다.
벨기에 현지 언론은 이날 모임을 '환각 물질을 동원한 동성애자 섹스 파티'였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경찰은 "지난달 27일 한 주민이 소음으로 인한 불편과 코로나19 확산 불안을 호소하며 신고를 했고 현장에 오후 9시30분께 도착했다"고 유로뉴스에 설명했다.
이어 "급습한 아파트에서는 20여 명의 남성이 벌거벗은 채 파티를 벌이고 있었으며, 경찰은 모든 이의 신분을 확인한 뒤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자예르 의원을 알아봤다며 "그는 배수관을 타고 도주를 시도했다. 손에는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이는 도주를 시도하던 중 다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자예르 의원의 가방에서 약물도 확인했다. 경찰은 "그는 신원확인을 거부했으며 이후 외교관 여권을 내밀며 면책 특권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자예르 의원은 논란이 확대되자 의원직을 사퇴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30일 헝가리 매체에 성명을 내고 "지난 금요일(27일) 벨기에 매체가 보도한 문제의 파티에 참석했다"며 시인했다. 또 자신은 신원확인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당시 신분증이 없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이미 경찰에 약물 검사를 제안했으나 그들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내 가방에서 약물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으나 그건 내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자예르 의원은 이어 "방역지침을 위반한 데에 유감을 표한다. 내 부주의함으로 벌어진 일이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내 조국인 헝가리의 문제로 확대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예르 의원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피데스 소속으로 1990년부터 14년간 헝가리에서 국회의원으로 활약했다. 2004년부터 16년째 EU의회 의원을 지내고 있다.
헝가리 피데스는 동성애를 탄압하고, 낙태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기독교 민족주의 정당이다.
변호사 출신인 자예르 의원은 2010년 헝가리 개헌 당시 헌법 초안에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다"는 문구를 직접 작성하는 등 동성 간의 결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데 앞장 서 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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