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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한 여성 모델이 피라미드 앞에서 풍만한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다 당국에 체포됐다. 이를 촬영한 사진작가 역시 붙잡혔다.

3일 더 타임즈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 30일 이집트 모델 살마 알시미는 사진작가 호삼 무함마드와 함께 사카라 유적지 주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사카라는 고대 이집트 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 지역의 공동묘지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알시미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그는 몸에 달라붙는 흰색 원피스를 착용해 어깨와 가슴골, 다리를 드러내고 있다. 고대 이집트 왕족을 연상하게 하는 모형 뱀이 달린 머리띠와 금속 팔찌, 알록달록한 목걸이와 허리띠 등 장신구도 함께 착용했다.

살마 알시미 인스타그램 갈무리두 사람은 고고학 유적지에서 허가 없이 사진을 찍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공식적인 죄명은 무허가 촬영이지만, 당국의 속내는 다른 것 같다. 이들을 검찰에 넘긴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유물 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고대 유물과 이집트 문명을 무시하는 사람은 처벌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알시미가 꽉 끼는 드레스를 입고 촬영한 것을 이집트에 대한 모욕의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작가 무함마드는 체포되기 전 “알시미가 유적지에 들어갈 때는 가운을 입고 있었지만 촬영을 하면서 벗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적지 직원들이 촬영을 지켜보기만 할 뿐 제지하지 않았다”며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살마 알시미 인스타그램 갈무리알시미는 1일 검찰에 출두해 “내 행동이 규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진은 관광 홍보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 사람은 각각 500이집트 파운드(약 3만5000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상태다.

누리꾼은 이를 두고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알시미의 의상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과 ‘다른 관광객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반응이 공존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남성이 신체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몇 달간 사카라 지역에서는 콘텐츠의 부적절성을 문제 삼아 여성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이집트 정부의 단속이 이뤄졌다.

앞서 2015년에는 이집트의 한 여배우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신체 일부를 노출하고 남성과 밀착한 채 춤을 춰 도덕성을 파괴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기도 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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