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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에서 ‘마약과의 유혈 전쟁’에 따른 인권 침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인권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경찰 등이 위협을 느끼면 용의자를 먼저 쏴 죽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4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경찰 등 마약 단속 기관에 “마약 중독자들은 모두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면서 “(용의자의) 총기를 못 봤다고 하더라도 과잉행동이나 가해 징후가 있으면 먼저 쏴 죽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북부 카비테주(州)에서 70억페소(약 1,500억원) 상당의 마약을 폐기하는 행사에 참석해 “나는 인권에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 단체들을 겨냥해 “당신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자와 마약 밀매업자들의 건강과 삶에 몰두해 있다”면서 “나는 대통령으로서 마약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올해 9월에도 관세청장에게 “마약 밀수자를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유혈 전쟁이 벌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필리핀 경찰은 올해 7월 말까지 경찰의 단속에 저항하다가 사살된 용의자만 5,81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재판 없이 사살된 ‘초법적 처형’ 등으로 사망자가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가운데 3일 밤 필리핀 북부 라구나주(州) 로스 바노스시 시청사에서 세자르 페레스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페레스 시장은 마약 밀매에 연루된 의혹을 받던 인물이다. 경찰은 페레스 시장의 사망 사건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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