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새살림을 차리겠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신의 아들마저 죽이고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11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4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25년을 명령했다. 허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거녀 한모씨(44)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허씨는 자신의 아들을 양육하던 모친에게 동거녀와 방을 얻어 따로 살고싶다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살인을 저질렀고 보호할 책임이 있는 아들이 혼자 사느니 차라리 죽이는 게 낫겠다 싶어 살해했다"며 "그럼에도 허씨는 모친의 돈을 이용해 동거녀와 자신이 어떻게 사용할지에만 몰두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허씨는 장록 속에 모친과 아들의 시신을 장기간 참혹한 상태로 방치했다"며 "재판에서도 존속살해 혐의를 부인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들은 허씨와 한씨의 극단적인 이기심에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공포심에 삶을 마감했다"며 "허씨의 형이 선처를 탄원하고 횡령한 오토바이를 반환한 점은 양형에 유리한 요소지만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돼 속죄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허씨는 2013년에도 만취한 상태로 한 집에 침입해 강간미수 범죄를 저질러 징역 5년이 확정된 바 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이 이 사건 범행과 유사해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허씨는 지난 1월 25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70대 모친과 10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장롱에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자신의 도피를 도왔던 한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허씨는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지난 4월 30일 한씨와 함께 검거됐다.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