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단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대선불복을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뉴욕 W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토미 터버빌 앨라배마 상원의원 당선자와 전날 저녁 대화를 나눴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날 인터뷰 진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맡았다.
미식축구 감독 출신으로 초선인 터버빌 당선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최종 선언하는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의 제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호감을 표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터버빌 당선자의 접촉에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시도될 수 있는 '반란'에 대해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공화당원들에게 여전히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CNN에 따르면 하원에서는 공화당 모 브룩스 의원(앨라배마)을 중심으로 바이든 당선인 승리 확정에 이의 제기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에서 각 주의 개표결과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1880년대의 선거인계수법을 동원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이러한 시도가 결실을 보기 어렵다. 상원에서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이를 경계하며 동참을 금하는 메시지를 같은 당 상원의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해준 측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에서 '계엄령'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내비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플린은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군사력을 동원해 경합주에서 대선을 다시 치를 수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면서 미국에서 계엄령이 64차례 동원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요구하는 건 아니라고 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백악관 회의에서 플린 전 보좌관의 아이디어에 대해 물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이날 계엄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긋는 트윗을 올렸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남용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자들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공포에는 플린의 허황된 계엄령 언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한 고위당국자는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가 큰 일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음모론자들과 얘기하며 시간을 보낼 때 이게 어떻게 끝날지 불안해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전에 2024년 대권 재도전을 발표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악시오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한때 만지작거린 계획이지만 자칫 대선불복을 위한 싸움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없이 대선조작 음모론을 제기하다 캠프 법률팀에서조차 배제된 시드니 파월을 선거사기 담당 특검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