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왕 ‘후궁’ 누드사진 대량 유출, 누가 했을까

by 냉장고킬러 posted Dec 22,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6.jpg

지난 8월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왕(68세)의 ‘왕의 배우자(royal noble consort)’란 공식 직함을 되찾은 ‘후궁’ 시니낫 웡와치라피크디(35)의 적(敵)들이 그의 복권(復權)을 반대하며 시니낫의 과거 나체 사진들을 해외에 있는 왕실 개혁파 세력에게 보내고 있다고, 더 타임스를 비롯한 영국 매체들이 22일 보도했다.

2016년 숨진 아버지 푸피폰 국왕의 뒤를 이어 그해 12월 즉위한 와치랄롱꼰 왕은 약 450억 파운드(약 66조8000억 원)의 재산뿐 아니라, 왕위 계승 전부터 저지른 수많은 기행(奇行)과 혼외정사로 종종 뉴스거리가 됐던 인물이다. 즉위하기 전에 세 차례 결혼과 이혼을 했던 그는 2016년 5월 지금의 네번째 왕비인 수티다(41)와 결혼했다.

2016년 와이랄롱꼰 태국 국왕이 왕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정부9(情婦)인 시니낫에게 '왕의 배우자'라는 공식 타이틀을 수여하고 있다./유튜브 스크린샷
그러나 채 3개월이 지나지 않아, 왕비도 지켜보는 가운데 군(軍)병원의 간호사 출신인 시니낫에게 ‘왕의 배우자’라는 공식 직함을 수여하는 행사를 가졌다. 아예 자신의 정부(情婦)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의 아버지 푸미폰 국왕이 평생 시리낏 왕비 한 명과 산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삶이었다. 그러더니 작년 10월 태국 왕실 관보(Royal Gazette)는 갑자기 “시니낫이 불명예스럽고, 감사를 모르고, 왕과 왕비에게 불순종했다”고 비난하며, 그의 직함을 몰수했다. 그리고 지난 8월엔 다시 느닷없이 “시니낫이 왕의 배우자 지위를 회복했고, 처음부터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최근엔 시니낫의 이런 ‘복권’에 반발한 세력이 무려 1443장에 달하는 배우자이자 후궁인 시니낫이 과거 찍은 나체 사진들을 해외에 보낸 것이다. 태국 왕실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써 온 영국의 언론인 앤드류 맥그리거 마샬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들 사진은 2012~2014년 시니낫이 직접 찍어서 와치랄롱꼰 당시 왕세자에게 보낸 것으로, 이 중 수십 장은 은밀한 부분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며, “시니낫의 복권을 막으려는 측에서 유출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시니낫이 현재 치장하는 보석들은 한때 와치랄롱꼰 국왕의 어머니가 소유했던 왕실의 보물인데 왕이 시니낫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왕비의 심정이 편할 리가 없다. 시니낫의 이 나체 사진들을 누가 해외에 뿌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왕의 정부와 그의 아내인 왕비 사이의 경쟁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과 그의 네번째 부인인 수티다 왕비
태국 왕실 전문가들은 후궁 시니낫의 복권과 나체 사진 누출 사건이 모두 최근 거세진 태국 왕실에 대한 반대 목소리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태국 왕실은 1932년에 절대군주제를 포기했지만, 대학생들은 국왕의 권력을 더욱 제한하고 법의 지배를 받게 하라고 요구한다.

그러자 2016년말 왕위 계승 후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독일 바이에른주의 한 리조트에서 사치스럽게 살아온 와치랄롱꼰 왕은 지난 10월 이후 국내로 들어왔다. 독일 리조트에서 사는 동안에도, 여성 20명이 그를 수종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시니낫의 복권(復權)도 “비록 셋이 한집에 살지만, 행복하게 각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띄우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이미지 쇄신 작업이 효과를 보리라는 기대는 별로 없다. 그간 기괴한 옷차림과 기행, 바람둥이 행각이 너무나도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2014년엔 세 번째 부인이 치부만 가린 팬티를 입고 누워서 왕의 애완견인 푸들 ‘푸푸(Fufu)’에게 왕의 생일 케이크를 먹이는 사진이 유출됐다. 또 “왕이 푸푸를 너무 사랑해서, 공식 만찬에 푸푸도 ‘발장갑’까지 모든 정장을 갖추고 참석해 손님들의 물그릇에서 물을 마신다”고 쓴 미국 외교관의 케이블이 위키리크스(WikiLeaks)에 공개되기도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