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키장과 일출 명소 등을 일시 폐쇄하기로 하자 스키장 측과 관광지 숙박업소·식당 등 상인들이 ‘날벼락’을 맞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원 강릉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해맞이 명소인 경포, 정동, 주문진, 안목, 강문, 연곡 6곳 해변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주차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강릉의 한 해안가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예약이 많았지만 방역수칙이 강화될수록 취소가 늘고 있다”며 “오늘 오전부터 취소 전화만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울산 울주군 간절곶도 내년 1월3일까지 폐쇄된다. 울주군은 당초 주차장만 폐쇄하고, 발열체크 후 스티커 부착, 거리띄우기 안내 등의 방법으로 방문객을 최소화해 맞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간절곶 일대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해맞이공원 주요 출입구에 공무원을 배치해 관광객 입장을 막기로 했다. 간절곶 일대 펜션 등 숙박업소는 현재까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몰리는 상황이었다. 간절곶의 한 펜션 업주는 “수도권이랑 거리가 있어서인지 아직까진 취소 전화가 없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
강원도 동해안 한 지자체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감염 전파 우려가 작은 야외 관광지에 대해 일률적으로 폐쇄조치를 한 것은 타 시설과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과도한 것 같다”며 “세부적인 기준을 정해 달리 적용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스키장과 호텔·리조트에는 시즌권과 객실 환불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강원도의 한 스키장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시즌권 환불과 보상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도 시즌권과 스키 강습 등 상품을 모두 환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리조트 스키장 한 관계자는 “객실을 예약한 투숙객들에게 환불을 해줘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해당 객실 수와 영업 손실액 등을 추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겨울 시즌을 위해 선발한 아르바이트 등 직원의 대체 일자리도 문제다. 스키장 측은 올해 시즌 동안 총 아르바이트생 500여명을 뽑을 계획을 세웠고 슬로프 추가 개방에 따라 현재까지 314명을 채용해 운영 중이지만, 모두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무주군은 리조트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펜션, 스키숍, 식당가 등 연관 업종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이자 스키장업계는 성명을 통해 “실내보다 실외가 감염전파에 상대적으로 안전한데도 스키장 운영중단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는 섣부른 결정”이라며 “스키장 산업은 영세 자영업자와 시즌 비정규직 근로자의 일터로, 그 인원은 수천명에 이르고 있어 많은 피해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 단계별 방역조치는 모든 산업에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스키장도 숙박시설, 백화점, 대형마트처럼 발열체크 및 거리두기만으로 이용이 가능한 만큼 동일한 2.5단계 수준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생계절벽에 내몰린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현실적인 보상과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선제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