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맞서 정부가 24일부터 연말연시 고강도 방역조치에 들어간다. 이번 조치에는 숙박시설 인원 50% 제한 등 거리두기 3단계 조치 이상의 초강수 대책이 포함됐다.
연말연시 여행·모임을 위해 사전예약한 이용자의 예약 취소로 위약금·환불 사태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3단계 조치 이상 초강수
22일 정부는 스키장 운영 전면 중단, 주요 관광명소 폐쇄 등의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사람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일출명소, 스키장, 숙박시설 등을 대상으로 집합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게 이번 대책의 골자다. 특히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집합제한을 완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성탄절 전날(24일)부터 새해 연휴가 끝나는 날(1월 3일)까지 전국에서 시행된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거리두기 3단계보다 더 강화된 방역조치도 함께 담아 3차 유행의 기세를 확실히 꺾고자 한다. 다가오는 두 차례의 연휴(성탄절, 신년)가 코로나19 확산의 도화선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 조치는 서울·수도권에서만 5인 이상 모임을 제한(23일 시행)하는 선으로는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아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가 모든 산업·사회·경제에 미칠 파장이 막대한 최후수단인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가지 않고, 연말연시 엄격한 집합제한으로 코로나 3차 대유행을 꺾어보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정 총리는 "이번 특별대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모든 모임과 여행을 취소하거나 중단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5인 이상 식사제한' 강제행정명령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은 전국에 걸쳐 △5인 이상 모임·집합금지 △과밀집·고위험 시설 전면 차단으로 요약된다.
우선 식당에서는 5인 이상의 예약, 동반입장부터 모든 모임이 금지된다. 업무상의 공적 모임을 제외한 식사, 회식, 파티 등이 모두 포함된다. 8명이 와서 4명씩 두 테이블에 앉는 것도 안된다. 위반하면 운영자는 300만원 이하, 이용자는 1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식당에서 5인 이상의 식사 자체를 금지하는 강제행정명령이 발동되는 것"이라고 했다.
스키장, 눈썰매장, 스케이트장 등 겨울스포츠시설도 전국적으로 집합금지된다.
다만 골프장은 예외로 허용한 데 대한 비판에 대해 손 전략기획반장은 "골프장도 위험성이 커진다고 판단되면 동일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리조트, 호텔, 게스트하우스, 농어촌민박 등의 숙박시설은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이 제한된다. 객실 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할 수 없다. 숙박시설에서 연말연시 행사·파티 등도 할 수 없다.
이미 50% 이상의 예약이 완료됐거나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예약이 발생한 숙박시설은 50% 이내로 예약을 조정해야 한다. 사업자는 이용자에게 위약금 감면 또는 50% 감면 등의 공정거래위원회 위약금 환불기준에 맞게 조치해야 한다. 이 같은 숙박시설 예약을 2분의 1로 제한하는 조치는 3단계에는 없는 내용이다.
강릉 정동진,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 서울 남산공원 등 일출명소 및 국공립 공원 등은 전면 폐쇄된다. 다만 시설 출입구가 없어 폐쇄가 어려운 해안가 등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구역에 출입금지를 조치하는 등 최대한 밀집을 막을 방침이다.
■3단계 격상, 성탄연휴 상황보고 판단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정부는 3단계 격상을 위한 내부적인 이행 준비를 하면서도 실제 시행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오는 27일 성탄절 연휴까지 1차적으로 특별방역대책에 따른 확진자 추이를 보고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번 대책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보다 강력한 부분도 있고 동일한 수준의 내용도 있다. 이번주 반전 추이와 환자 증감들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려면 거리두기 3단계 최소 기준치인 800명 아래로 확진자 감소세가 지속돼야 한다. 2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869명)는 1주일 만에 900명 아래로 감소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