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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갑작스럽게 숨진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郎·53) 일본 입헌민주당 소속 참의원 의원의 사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밝혀지면서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고혈압·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다지만 증상이 나타난 지 3일 만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데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던 도중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29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하타 의원은 지난 24일 오전 비서를 통해 국회 진료소에 연락해 "아직 증상은 없지만, 가까운 공간에 있는 사람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문의했다고 한다.

이날 밤 열이 38.6도까지 올라갔고, 25일에는 인터넷으로 도쿄도 내 민간 의료기관에 PCR 검사를 예약했다. 하지만 검사가 가능한 가장 이른 시간이 이틀 뒤인 27일이었고, 이날 오후 3시 45분에 예약이 됐다.

검사를 기다리던 상황에서 상태는 빠르게 악화했다. 25일 아침에는 열이 36.5도까지 떨어졌다가 이날 밤 38.3도로 다시 올랐고, 26일 아침엔 37.5도, 밤에는 38.2도였다. 27일 아침 36.1도까지 열이 떨어진 상황에서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비서의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상태가 급변해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이후 "나 폐렴인가"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비서가 구급차를 불러 도쿄대 부속병원으로 즉시 이송했지만 오후 4시 34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 도착 전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선 양성 판정이 나왔다.

참의원 5선인 하타 의원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을 앓고 있었지만 평소 건강한 모습이었으며 23일까지 각종 회의에 열심히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주변인들은 "하루만 일찍 검사를 받았어도"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9일 도쿄에 있는 민간 코로나19 검사 센터 앞에서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니키 요시히토(二木芳人) 쇼와(昭和)대 객원교수는 지지통신에 "50대라도 당뇨 등 지병이 있는 경우 코로나19가 중증화할 위험이 높다"며 "여러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정치인은 다른 이를 감염시킬 위험도 높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으로는 처음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면서 일본 정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열린 입헌민주당 상임간사회에서 하타 의원의 옆에 앉았던 나카가와 마사하루(中川正春) 중의원 의원과 모리모토 신지(森本真治) 참의원 의원도 PCR 검사를 받았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23일 나가노(長野)시에서 열린 지역모임에서 하타 의원과 접촉한 국회의원 2명도 28일 검사를 받았다.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28일 "소중한 동료를 잃어 정말로 안타깝다"며 "코로나19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통감했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장례는 따로 치르지 않으며, 향후 당 주최로 추모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입헌민주당은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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