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기세가 세계적으로 강해지면서 올해 7~9월로 1년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가능성을 놓고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 개막을 7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개최국인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이 폭발적인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가 전염성이 높아진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출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이번) 도쿄 올림픽은 희망과 자신감을 세계에 선사해 일본 사람들의 자랑이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 도쿄도(都)와 힘을 합쳐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6일 자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다.
바흐 위원장은 우선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작년 3월 일본 측과 협의해 2020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한 것은 “매우 어렵고도 매우 쉬운” 결정이었다고 회고했다. IOC 입장에선 취소하고 관련 손실을 보험으로 커버하는 것이 훨씬 간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아온 선수들이나 개최 준비를 위해 노력해온 일본은 물론이고,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기대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취소는 ‘공정’(페어)하지 않다고 생각해 선택지로 취소를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IOC가 손익 관점에서 벗어나 올림픽이 인류에게 주는 가치를 생각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명확한 일이었다며 “다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어 일본이 개최하는 대회를 통해 역경에 맞서는 인간성과 세계의 결속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 올림픽 개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많은 것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 걱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놀랄 일”이라며 단골 가게가 내주에 문을 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올림픽 같은 큰 대회의 개최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바흐 위원장은 그러나 코로나19 백신과 효율적인 검사법 개발이 눈에 띌 정도로 진전되고 있는 점을 들어 올해 올림픽이 열릴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IOC는 일본과 협력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규칙을 존중하는 스포츠의 가치가 몸에 배어 있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은 본인과 주위 사람들을 보호할 감염 대책을 잘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IOC가 가장 중시하는 점에 대해 “안전 확보를 전제로 한 올림픽 개최”라고 강조한 바흐 위원장은 “어려움을 견디어 내고 ‘1년 연기’를 넘어서 모이는 선수들에게는 참가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체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재기와 연대의 메시지는 항상 올림픽과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며 이번 도쿄 대회에선 그런 가치와 메시지가 한층 깊게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1964년의 도쿄올림픽은 전후(戰後)의 일본이 국제 사회에 복귀하는 상징이 됐다고 평가한 바흐 위원장은 올해 열리는 2020도쿄대회가 1964년 올림픽을 능가하는 의의를 역사에 남길 것이라며 “일본은 지금 코로나 재난이라는 긴 터널 끝에서 희망의 빛이 될 ‘기회’(올림픽 개최)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인터뷰 말미에서 “스포츠도, 인생도 뭔가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믿음과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싸울 가치가 있는 뭔가를 믿고 그것을 관철해 나가는 것”이라며 “도쿄올림픽은 희망과 자신감을 세계에 주어 일본 사람들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