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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앞의 시위대는 순식간에 폭도로 돌변했다. 진입을 막기 위해 쳐놓은 바리케이드도 소용없었다. ‘다시 위대한 미국을 만들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가 적힌 모자와 깃발이 의사당을 점거했다. 유리창이 깨지고, 의사당 내부에서 총성이 울렸다. 중앙홀에는 최루가스가 가득 찼다. 이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의사당 인근에서 사제 폭발물까지 발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대선 승자로 최종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6일(현지시간) 의사당 안팎을 장식한 풍경이다. 시위대의 의사당 점거 사태는 약 4시간 만에 종료됐고, 바이든 당선자의 당선도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의사당이 정권 이양을 거부하는 현직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무법천지로 전락한 장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의원들 대피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의회 의사당으로 난입하자 하원의원들이 대피하고 있다. 워싱턴 | AP연합뉴스


■권총 꺼내들고 대치

미 의회는 이날 오후 1시 각 주가 실시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승인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었다. 지난해 12월14일 각 주에서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 당선자는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수가 훨씬 넘는 306명을 확보해, 232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대선 승자를 확정하는 마지막 절차인 이날 회의는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애리조나·조지아·펜실베이니아 등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주의 선거 결과에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예고하고 나서면서 시작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문제는 의사당 바깥에서 터졌다. 이날 오전 백악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상·하원 합동회의 시간에 맞춰 의사당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방패와 헬멧으로 무장한 경찰이 최루액을 쏘면서 시위대의 의사당 진입을 억제했지만 동원된 경찰 병력에 비해 시위대 수가 너무 많았다. 대부분 백인 남성으로 이뤄진 시위대 수백명은 순식간에 경찰을 향해 달려들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난입에 경찰이 허둥대는 사이 일부 시위대는 의사당 건물 기단부를 기어올랐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유리창을 깨 의사당 내부로 진입했다. 이 모든 장면이 TV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일부는 상원의장석을 점거하고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난입한 사내는 의자에 앉아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노예제 옹호의 상징인 남부연합기를 든 시위대도 눈에 띄었다.

본회의장을 점거한 시위대와 사복 차림의 보안요원들이 권총을 꺼내들고 대치하는 긴박한 순간도 연출됐다. 의사당 중앙홀은 경찰이 진압을 위해 쏜 최루가스 연기로 자욱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4명이 숨지고 52명이 체포됐다고 로버트 콘티 워싱턴 경찰서장이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1명은 미 공군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도 파병된 적 있는 애슐리 바빗(35)이란 여성이라고 전했다. 경찰 병력도 다수 부상을 당했다.

사제 폭발물까지 발견됐다. 연방수사국(FBI)은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폭발 의심장치 2개를 발견해 안전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의사당 인근에 있는 공화당전국위원회 사무실과 다른 건물에서도 폭발물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위대로부터 총기도 여러 정 압수했다. 워싱턴DC 당국은 폭력사태 방지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워싱턴 전역에 통금령을 내렸고, 추가로 15일간 비상사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공화당 의원 마음 바꿔

회의를 전격 휴회하고 긴급히 대피한 의원들은 다행히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주 방위군 등이 투입돼 점거 4시간 만에 시위대를 해산시키자, 의원들은 저녁 9시쯤 회의장으로 돌아와 회의를 재개했다. 펜스 부통령은 회의를 속개하면서 “폭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자유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너나 없이 폭력을 규탄하며 시위대를 맹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인증에 반대해온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 이후 재개된 회의에서 입장을 번복했다. 조지아주의 캘리 뢰플러 상원의원은 속개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발언을 자청해 조지아주 선거인단 결과에 대해 문제 제기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몬태나주의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도 기존 입장을 바꿔 바이든 당선자 선거인단 인증에 찬성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의 선거인단 투표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는 모두 상·하원 회의 결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침내 7일 새벽 바이든 당선자 306명, 트럼프 대통령 232명의 선거인단 확보 결과가 최종 인증됐다. 지난해 11월3일 유권자 투표 이후 35일간 이어진 미국 대선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바이든 당선자는 오는 20일 취임할 예정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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