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압사' 美 콘서트 마약 범죄 가능성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파크에서 열린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 행사의 입장객들이 세계적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콘서트 도중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수사당국이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압사한 데 대해 마약 범죄 개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이에 전문 수사관들을 투입해 살인·마약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5일 텍사스주 휴스턴 NRG파크에서 열린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에서 스콧이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이 일시에 무대 앞으로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5만명이 참석한 이번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압사했고 수백명이 다쳤다.
한 참석자는 당시의 상황에 관해 CNN에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돌진하면서 숨쉬기도 힘들었다"며 "스콧이 첫 곡을 부르기 시작할 때 즈음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콘서트가 아니라 죽음의 게임이었다"며 "관객들은 생존을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경찰이 마약 범죄까지 수사를 확대한 데는 당시 콘서트 참석자 다수가 마약 투약과 연관이 있을 수 있는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서트장 보안요원과 여러 관객은 당시 현장에서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CNN은 "이들은 마약류 해독제로 응급 처치를 받은 뒤에야 회복했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당시 현장에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불법 침입 혐의 등으로 25명을 체포했다. 300여명은 약물 과다복용과 부상 등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2003년 로드아일랜드 나이트클럽 ‘더 스테이션’에서 100명이 사망한 이후 미국 공연장에서 발생한 사고 중 사망자가 가장 많다. 압사로 숨진 8명 가운데 7명은 10~20대다.
새뮤얼 페냐 휴스턴 소방서장은 "현장 동영상을 정밀 분석해 사람들이 흥분한 채 무대로 몰려든 원인과 무엇이 사람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방해했는지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가 대규모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현지 언론 휴스턴 크로니클은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수많은 소송이 예상된다"며 "축제 주최 측과 보안회사, 스콧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