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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불… 범인은 무심코 꽂아둔 휴대전화 충전기

 

 

휴대전화 충전 단자 ‘트래킹 화재’ 주의해야
 

휴대전화 충전기 트래킹 현상으로 인한 화재. 'KCSI 매거진 11월호' 캡처

 

 

휴대전화가 ‘필수품’이 되면서 집안 곳곳에 충전기를 꽂아두고 생활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렇게 무심코 꽂아둔 충전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경찰청의 ‘KCSI(과학수사) 매거진’에 실린 ‘휴대전화기 충전 단자의 트래킹에 의한 화재위험’(서울청 과학수사과 이승훈 외 4명) 기고문에 따르면 휴대전화 충전기와 휴대전화가 분리된 상태에서도 불이 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충전기 화재는 충전 중 휴대전화 불완전 접촉 등에 의해 발생한 사례가 주로 보고됐지만, 충전기만 콘센트에 꽂힌 상태에서도 불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멀티탭에 충전기를 꽂아두고 외출했다가 불이 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충전기에서 나온 케이블이 소파 위에 걸쳐 있었는데, 소파와 케이블 일부가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수사관들은 충전기의 케이블 피복이 단자와 연결된 부분까지는 남아있었던 반면 단자 부위는 발견되지 않은 점에 비춰 트래킹 현상에 의한 발화로 추정했다. 트래킹 현상은 전위차가 있는 전극 사이에 오염물이 묻고, 여기에서 소규모 불꽃 방전이 일어나 절연돼있어야 할 경로에 전기가 흐르는 트랙이 생기는 것으로,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트래킹현상에 위한 화재위험을 피하려면 책상 등 쉽게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단자를 방치하지 말고, 사용하지 않는 동안은 케이블을 분리하거나 스위치를 끄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염된 단자와 발열이 의심되는 단자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충전기로 인한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22일 충남 부여군의 한 아파트에서는 충전식 물걸레 청소기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해 14분 만에 꺼졌다. 2019년 3월에는 충북 영동군의 한 대학교 임대기숙사에서 콘센트에 연결된 휴대전화 충전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기숙사에 살던 대학생 5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방 내부를 모두 태워 8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충전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해 △충전 완료 후 전원 분리 △제품 전용 충전기 사용 △과충전 보호장치 장착 인증 제품 사용 등을 강조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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