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자유 맛본 유럽…재봉쇄 조치에 곳곳서 항의시위

by 민들레 posted Nov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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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벨기에·오스트리아·이탈리아·크로아티아 등
지난 주말 유럽 곳곳서 코로나 방역 재도입 반대 시위
유럽, 감염 급증에 사실상 백신 의무화 등 강력 조치
수만명 "자유" 외치며 거리 나서… 일부는 폭력 행사
경찰 진압 과정서 충돌…체포·부상자 다수 발생

 

(사진=AFP)

 

 

지난 주말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등 유럽 곳곳에서 코로나19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봉쇄령 등 다시 각종 규제를 강화하자 수만명이 항의하며 거리로 쏟아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하며 폭력을 행사했고 경찰 진압 과정에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벨기에 시민 수만명 거리로…평화 행진→폭력 시위 변모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수만명의 시위대가 ‘자유를 위해 함께’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자유, 자유, 자유”라고 외치며 유럽연합(EU) 본부를 향해 행진했다. 시위대 규모는 약 3만 5000명으로 추산됐다.

처음에는 평화로운 행진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시위대 중 일부가 차를 부수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진압 경찰에 돌, 폭죽 등을 던지면서 과격 시위로 변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물대포, 기마 경찰을 동원해 해산을 시도했다. 상당수의 부상자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체포됐는지도 경찰 당국은 밝히지 않고 있다.

벨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국가 중 한 곳으로 지난달 초 제한 조치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 하지만 최근 신규 감염 사례가 급증했고, 이에 벨기에 정부는 지난 주 재택근무 규칙을 확대 적용키로 하고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에 대한 제한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오스트리아 등서도 “봉쇄 반대”…경찰 Vs 시위대 충돌

최근 유럽에선 많은 국가들이 의료 시스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거나, 미접종자들에 대해 공공장소 출입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규제 조치들을 재도입하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자유를 만끽하다가 방역이 다시 강화되자 각국 국민들은 분노에 휩싸여 거리로 나섰다. 전날에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13일부터 3주 동안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을 오후 8시로 제한하고, 비필수적인 상점은 오후 6시면 문을 닫게 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주말에는 ‘백신 패스(백신 접종 증명서)’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 실내 시설 이용을 제한한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수많은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로테르담과 헤이그 등에서는 시위가 폭력으로 번졌다. 시위대는 진압 경찰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차를 불태웠다.

경찰은 경고 사격, 물대포 등을 통해 진압에 나섰고, 50여명을 체포했다. 헤이그에서는 경찰관 5명이 부상을 입었고 7명이 체포됐으며, 로테르담에선 경찰 발포로 시위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지난 19일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총리가 전국 봉쇄령을 재도입하고 내년 2월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을 내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다음 날 시위가 일어났다. 극우 지지자들을 포함해 경찰 추산 약 4만명이 항의 시위에 나섰고 10여명이 방역지침 위반 등으로 체포됐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봉쇄령에 따라 22일부터 생필품 구매, 출퇴근 및 등하교, 가벼운 산책 등을 제외하곤 24시간 외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우선 10일 동안 지속하고 최대 20일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비필수 상점들은 12월 12일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크로아티아에 수도 자그레브에서도 백신 패스 도입 및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수차례 충돌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는 수백명이 공공 장소, 직장 및 대중 교통 접근에 필요한 ‘그린 패스’ 도입에 항의했다.
 

(사진=AFP)

 

 

유럽 각국, 잇단 백신 접종 의무화…獨 “완전 봉쇄 배제 않아”

아직 시위가 벌어지지 않았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사실상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등 각종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식당, 영화관, 박물관, 체육관 등 실내 공간에 들어갈 수 없다. 60세 이상을 위한 백신 접종 증명서는 7개월 동안만 유효하며, 이후엔 부스터샷을 맞아야 효력이 유지된다.

슬로바키아의 에두아르트 헤게르 총리는 22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주 신규 감염 사례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독일 역시 완전 봉쇄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주 “유럽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까지 사망자가 50만명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