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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유럽·이스라엘·홍콩·호주 등
10개국서 100여명 확진
美 당국 “변이 확산은 기정사실”
한국도 남아공 등 8개국 입국 제한
델타 2배 돌연변이, 부스터샷 개발 착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관련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델타’에 이은 새로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아프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은 오미크론 출현국과 그 인접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28일 방역당국과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은 이날 오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벨기에,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이스라엘, 홍콩, 호주 등 아프리카·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11개국에 걸쳐 100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18일 만에 남아공→유럽·이스라엘·홍콩·호주 전파


오미크론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남아공 보건당국이 자국민 감염자를 최초로 공식 확인한 후, 18일 만인 이날 오후까지 발현지인 보츠와나(19건)와 남아공 주요도시가 속한 하우텡주(州·77건)에서만 100건 가까이 확진 사례가 나왔다. 이 두 국가의 인접국들도 확산이 의심되고 있다.

유럽에선 인접국을 방문한 자국민이 오미크론에 감염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지난 11일 이집트를 여행하고 귀국한 벨기에인이 유럽 최초로 오미크론에 감염된 후, 지난 26일 영국에서도 남아공을 방문한 2명이 확진됐다. 27일엔 독일과 이탈리아 보건당국도 자국에서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각각 2건, 1건씩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유럽을 넘어 아시아로의 확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까지 오미크론 감염자 1명을 확인했고 감염 의심자 7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6일 기준 홍콩에서도 2명이 감염됐다. 이 중 1명은 남아공을 다녀왔고 다른 1명은 남아공 여행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엔 호주에서도 2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첫 확진됐다. 호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남아공을 방문했다가 전날 귀국했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추가 조사, 오미크론 감염을 확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7일(현지시각)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한 언론 간담회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국경 전면 봉쇄…韓·美, 유입 차단에 사활


주요국들은 봉쇄 조치를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기존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보츠와나, 말라위, 모잠비크, 잠비아, 앙골라 등 오미크론 출현국과 그 인접국 총 10개국을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대중교통과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다음 주 초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5일 오미크론 출현국과 그 인접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27일 모든 국가에 확대 적용했다. 오미크론으로 국경을 전면 봉쇄한 나라는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조치가 14일 동안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미국도 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레소토·에스와티니·모잠비크·말라위 등 8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상향하고 여행 제한 명령을 내렸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미 미국에도 오미크론이 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다”라고 말했다.

28일 오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내 티웨이 항공 카운터가 우리나라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은 사이판으로 출국하려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도 사전 조치에 나섰다. 전날 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부터 남아공·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레소토·에스와티니·모잠비크·말라위 등 8개국을 방역 강화 국가, 위험국가, 격리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하고 이 국가들을 경유한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항공기 탑승 제한과 입국 과정에서의 임시생활시설 격리, 유전자증폭검사(PCR) 강화를 통해 유입 가능한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이들 국가에서 경유지를 통해 한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은 탑승 수속 과정에서 여권 등을 확인해 항공기 탑승이 제한되고, 탑승 후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입국 불허’가 된다. 장례식 참석 등을 제외하고 8개국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내국인의 경우 국내 예방 접종 완료자라도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되는 조치가 적용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입국 제한 국가를 현재 8개국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정책 수정 여부에 오미크론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델타보다 전파력 큰 듯…화이자·모더나 부스터샷 개발 돌입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델타 변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달라붙어 속으로 침투하는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오미크론은 32개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델타 변이보다 약 2배 많은 돌연변이 수다. 이 때문에 기존 변이를 겨냥해 개발된 백신들의 효과가 낮아지거나 무력화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아공 보건당국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오미크론을 델타 변이와 같은 ‘우려변이’로 분류했다. 우려변이는 기존보다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바이러스에 대해 적용된다.

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만의 특별한 증상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고, 기존 변이처럼 무증상 감염자 역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조선DB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19 재유행 공포에 뉴욕증시도 휘청거렸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은 일제히 2%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28일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월 25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위드코로나 시행에 맞춰 운항 노선 증편을 준비 중인 국내 항공업계도 오미크론이란 새로운 변수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모더나, 노바백스 등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미크론에 맞설 수 있는 부스터샷(추가 접종) 개발에 들어갔다. 바이오앤테크는 새로운 백신을 100일 내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전파력은 크고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데다 재감염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라며 부스터샷 개발과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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