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경찰서,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종결… 피해자 가족 반발에 경기북부경찰청이 가해 남성 입건해 재조사 중
치매를 앓고 있는 96세 고령의 여성이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목격자 진술에 DNA 증거까지 명백한 데도 경찰은 피의자를 ‘혐의없음’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1일 YTN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 앞서 파주경찰서가 무혐의 처리한 80대 남성 A씨를 강제추행과 강간미수,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22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주택에 무단침입해 이모(96)할머니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YTN 뉴스 영상 갈무리. |
A씨는 이 할머니와 같은 동네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는 집 문을 항상 열어 두고 살았는데, A씨는 이에 안방까지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 모습은 다른 방에 있던 손녀가 목격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도망친 A씨는 얼마 안 가 붙잡혔는데, 자신은 범행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할머니의 몸에선 A씨의 DNA가 검출됐다.
그런데 이 남성은 지난해 말부터 이 할머니와 함께 사는 둘째 아들과 손녀가 집을 비운 사이 집을 수차례 무단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에도 집 안에 들어와 할머니를 추행하고 폭행하려다 잠시 할머니 집에 들른 장남에게 발각돼 쫓겨났다.
이런 정황과 증거에도 경찰은 수사 개시 4달 만인 지난 7월 가해 남성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 지휘 없이 수사를 자체 종결했다.
피해자인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고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 할머니 가족이 이의를 제기했고, 검찰이 다시 사건을 검토한 뒤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기북부경찰청은 A씨에게 주거침입 혐의도 적용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