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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지 증명제 내달 전면 시행
주차장 확보 못하면 차량 구입 안 돼

 

제주 차고지 증명제 시행 이후 부설주차장 등 개인 주차 공간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차고지를 설치한 제주시 연동의 한 주택. 제주=김영헌 기자

자신의 주차장이 없어도 자동차를 마음대로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의 주차 전쟁은 일찌감치 예고됐던 싸움이다. 확전을 막기 위해 공용주차장을 늘리고, 건축법으로 주차장 설치 기준을 강화해왔지만 ‘나도 내 차를, 그리고 그 차를 내 집 앞에’로 압축되는 사람들의 욕구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지금의 주차 전쟁이 ‘심판’의 무능 혹은 방관 아래 욕망과 욕망이 벌이는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내년부터 제주지역의 심각한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차고지 증명제가 전면 시행된다. 제주 제주시 도심 전경. 김영헌 기자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는, 모두의 패배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이 전투에 홀로 칼을 빼 든 곳이 있다. 국내 관광 1번지 제주도다. 다음달부터 ‘차고지 증명제’를 전면 시행한다. 일본이 일찌감치 도입해 정착시킨 제도로, 차고지(주차장)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 차량을 아예 살 수 없도록 하는 장치다. 손상훈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6일 “차고지 증명제가 심각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대책은 아니지만, 최선의 정책”이라며 “제도 시행에 따른 불편과 부작용이 있겠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제도”라고 말했다.
 

차보다 주차장 먼저 사야 하는 제주도



이에 따라 제주도에서는 다음 달부터 차종을 불문하고 새로 구입하거나 주소 이전 시 거주지 반경 1㎞ 이내 거리에 자기 차고지를 확보해야 한다. 새 차 구입 시 차고지가 없으면 차량 구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또 이사 가는 곳의 주택도 주차 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을 경우 과태료 폭탄을 맞거나 차량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차고지 증명제는 앞서 서울시 등 본토의 지자체가 도입을 시도했던 제도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에 대한 악영향과 차고지 유무에 따른 빈부 격차 심화 우려 등으로 좌절됐다. 그러다 제주도에서도 주차 문제가 대두하자 2007년 2월 국내에서 처음 도입됐다. 현재 국내 유일의 정책으로, 다른 지역의 차량이 드나들긴 힘든,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이 반영됐다. 제주도는 앞서 2007년 2월 제주시 동지역 대형자동차를 대상으로 차고지 증명제를 적용한 뒤, 2017년 제주시 동지역 중형자동차로 대상을 확대했고, 2019년엔 시행 지역을 도 전역으로 넓혔다. 내년부터는 도 전역의 소형, 경형 자동차 등 모든 차량이 차고지 증명 대상에 포함된다.

도 관계자는 “당초 2010년 전면 시행 예정이었지만 공감대 형성 부족 등으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차고지 증명제를 내년에 드디어 완성하게 됐다”며 “국내 유일의 이번 ‘실험’이 연착륙할 경우 5년 후부터는 제주 주택가 골목도 일본처럼 깨끗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의 이 같은 자신감 배경에는 그간 제도를 운용하면서 직접 확인한 효과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연도별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16년 2만6,951대에서 2020년 1만9,712대로 감소(27%)했다. 차종별로는 비중이 가장 큰 중형차량의 경우 2016년 1만5,655대에서 지난해 8,876대로 줄어드는(43%) 등 1만 대 밑으로 떨어졌다.
 

차량 감소 효과 확인... 5년 뒤 확 달라진다



차고지 증명제 시행과 함께 제주도에 주차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깨끗한 골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제주지역 부설주차장은 2015년 3만1,738곳에서 지난해 4만5,891곳으로 증가(44%)했다. 주차면 수도 같은 기간 21만1,425면에서 37만5,269면으로 크게(77%) 늘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준 도 전체 차량의 20% 수준인 8만360대가 차고지를 증명했다”며 “5년 뒤 차고지 증명 비율이 70∼80% 수준에 오르면 제주 주택가 모습도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불법주차=범죄’ 인식이 자리를 잡아, 국내 최고 수준의 주차문화가 형성될 것이란 설명이다.

우려도 있다. 차고지 증명제가 주차 공간을 확보한 주택이 몰린 지역과 그렇지 못한 원룸 밀집지, 저개발 지역의 부동산 격차를 심화시켜 다른 사회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차고지 증명 대상에 경차까지 전 차종이 포함되는 만큼, 소형 차량을 주로 구입하는 청년층, 저소득층의 차량 소유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차를 사거나 변경 등록 때 주차장이 없을 경우 거주지 인근 공영주차장이나 민간주차장을 임대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현재 차고지 증명용 공영주차장의 1년 요금은 동 지역 90만 원, 읍·면 지역은 66만 원이다. 민간주차장은 100만 원이 넘는 곳도 있다. 웬만한 자동차의 연 보험료와 자동차세를 합친 것보다 큰 액수다.



제주도 관계자는 “차고지 증명제 안착을 위해 현재 차고지 조성 비용을 지원하거나 공영‧민간주차장 임대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며 “차고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을 발굴해 차고지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가 제주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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