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어젯밤 9시 6500명 훌쩍… 오늘 최종 집계 7000명 또 넘을듯
한달간 코로나 사망 1000명 넘어… “1만명 확진 대비” 장담했던 정부
‘병상-인력확충 부족’ 비판 못피해
초등학교서도 전수 검사 8일 광주 광산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7175명으로 지난해 1월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또 이틀 연속 60명 넘게 숨지면서 국내 누적 사망자는 4000명을 넘었다. 광주=박영철 기자 [email protected]
7175명.
8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첫날 1684명이던 하루 확진자 수는 37일 만에 4.3배 규모로 폭증했다. 4일 최다 확진자(5352명)가 나온 지 불과 나흘 만에 6000명 선을 뛰어넘어 7000명대가 된 것이다. 8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6500명을 넘어 전날 같은 시간보다 더 많았다. 9일 오전 발표될 최종 집계도 7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 증가는 예정된 수순이다. 그래서 정부는 “신규 확진자 1만 명 발생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환자 병상과 의료인력 확충 그리고 재택치료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볼 때 어느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장 심각한 건 중환자와 사망자의 규모다. 이날 입원 중인 중환자는 840명으로 또 최다였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4.5%다. 위중증 환자 증가는 곧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유행 시작 후 코로나19로 4020명이 숨졌는데, 그중 1040명이 최근 30일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전망도 어둡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8일 내놓은 예측에 따르면 현재 방역 수준을 유지할 경우 12월 말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1만2000명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보름 전만 해도 ‘12월 중순 하루 확진자 6000명’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또 위중증 환자는 1767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새롭게 분석됐다. 3주 후 의료 현장의 부담이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방역당국도 아직 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확진자는 사상 최다인데 이동량은 크게 줄지 않고 백신 3차 접종도 속도를 못 내고 있기에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걸로 본다”며 “어느 시점에 특단의 조치, 즉 비상계획을 취해야 할지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일상 회복 추진의 핵심 근거인 중증화율(확진 후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을 잘못 예측했다고 시인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서 병상을 확보했는데 실제로는 2∼2.5%로 (중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환자 병상을 한계까지 확보해도 대략 (하루) 1만 명 정도까지의 확진자만 견딜 수 있다. 그 이상을 위해선 상당히 많은 의료적 조정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병상 확보가 불가능한 경우 회복 가능성이 낮은 일부 중환자의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전망하고 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장은 8일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병상 수는 한정적인데 환자는 늘고 있다”며 “‘중환자실 우선 배정 기준’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