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우주 시대…우주 유인 비행 36년 만에 최다

by 민들레 posted Dec 13,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블루오리진, 11일 올해 세 번째 유인 비행 마쳐
스페이스X 등도 성공…올해에만 13회 유인 비행
우주 유인 비행, 1986년 챌린저 호 폭발 사고 뒤 급감
낙관적 전망 가운데 안전에 관심 필요하단 지적도

 

“2021년은 1985년 이후 인간이 가장 바쁘게 우주로 나가는 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벤혼에서 발사된 블루오리진의 ‘뉴 셰퍼드’. 블루오리진은 올해에만 세 번째 유인 발사에 성공했다.(사진=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11일(현지시간) 또 다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미국 텍사스주 밴혼 인근의 발사장에서 발사된 블루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선은 고도 107㎞에 도달한 뒤 지구에 무사히 귀환했다.

이번 여행의 승객으로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출신인 마이클 스트레이핸, 미국 최초의 우주인인 앨런 셰퍼드의 딸 로라 셰퍼드 처칠리를 비롯해 우주탐사 기업 ‘보이저 스페이스’의 최고경영자(CEO) 딜런 테일러, 발명가 에번 딕, 투자·마케팅 업체 ‘베스 벤처’ 창업자인 레인 베스와 그 아들 캐머런 베스 등 총 6명이 선정됐다.
 

(표=문승용 기자)



1985년 이후 유인 우주여행 최다…블루오리진만 세 번째 성공

올해는 1985년 이후 가장 많은 유인 우주 비행이 진행된 해로 기록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해 진행된 유인 우주 비행은 총 13건에 달해 인간이 우주 비행을 시작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가장 많았던 때는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척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던 1985년(11건)이었다.

블루오리진은 올해에만 벌써 세 번의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앞서 블루오리진은 지난 7월 20일 베이조스 본인과 최연소 우주 여행자인 올리버 다먼, 우주비행사에 도전했다 여성이란 이유로 고배를 마신 윌리 펑크 등을 태우고 우주 여행에 나섰다. 버진갤럭틱에 이은 두 번째 민간 우주 여행 성공이다.

이후 블루오리진은 지난 10월 13일 1960년대 미국 드라마 ‘스타트랙’ 에서 ‘커크 선장’을 맡았던 배우 윌리엄 샤트너 등을 태우고 우주 여행을 마쳤다. 세 번의 무사 귀환과 더불어 최근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블루오리진의 우주선에 별다른 안전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으면서, 우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는 민간 우주 탐사 기업이 경쟁적으로 우주 여행에 나서 성공을 거뒀다. 지난 7월 8일엔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갤럭틱이 고도 80km까지 오르며 첫 민간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경쟁사들보다 발사 시기는 늦었지만, 580㎞의 우주 궤도에 진입해 3일간 여행을 유지하는 등 남다른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외에도 러시아는 12년 만에 다시 우주정거장 관광산업을 재개했다. 일본 온라인 패션 쇼핑몰 ‘조조타운’의 창업자인 마에다 유사쿠는 지난 8일 러시아 연방우주국의 소유즈 MS-20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했다. 유사쿠는 12일 간 우주정거장에 머물다 귀환할 예정이다.
 

1986년 미국 챌린저호 폭발 사고 당시 사망한 승무원들(사진=AFP)



우주 쓰레기 사업 등 우주 사업 속도…안전성 문제 여전하단 지적도

미국은 1980년대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우위를 분명히 했지만, 막대한 개발비 부담에 더해 우주 개척 사업의 실익이 없다는 회의론에 빠졌다. 이에 따라 단발성 로켓보다 저렴한 우주 왕복선을 개발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선회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가격 면에서 현격히 저렴한 우주왕복선을 이용한 우주 여행이 가시화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다.

다만, 1986년 발사된 챌린저 우주왕복선(STS-51-L)이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대참사가 벌어지면서 미국의 우주 관련 사업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특히, 챌린저 호에는 우주에서 원격 수업을 시험하기 위해 ‘크리스타 매콜리프’라는 고등학교 사회교사가 탑승했는데, 그의 제자는 물론 부모까지 참상을 생중계로 시청함에 따라 우주 여행에 대한 여론도 급격히 악화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기업들이 우주 사업에 뛰어들면서 우주 여행 영역은 점점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는 양상을 보였고, 실제로 올해 3개의 우주 탐사 기업이 우주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WP는 “올해는 인간의 우주 진출에 있어 주목할만한 한 해”라면서 “최연소 우주인, 사상 첫 민간 우주인만으로 구성된 궤도 비행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시장 전문가들은 우주 여행 산업이 향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가 2018년 3500억 달러(약 420조원)에서 오는 2040년 1조1000억 달러(약 1320조원)까지 연평균 5.3%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우주 쓰레기 수거 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등 파생 산업도 연달아 싹을 틔울 전망이다.

다만, 현재의 성공에 경도돼 안전 문제를 경시해서는 안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제니퍼 레바서 워싱턴 국립우주박물관 큐레이터는 “우리는 과거의 안일함이 가져온 참사로부터 배워야 한다”라면고 했다. 웨인 헤일 전(前)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 계획 부국장은 “1985년에도 역대급으로 많은 우주 비행이 이뤄졌다 결국 1986년 대참사를 맞았다”라면서 “지금도 이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