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이들에게 일률적으로 500파운드(약 75만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자가 격리 규칙 준수가 필요한데, 생업 등을 이유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 정부는 현재의 코로나19 재정 지원 계획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이 중 하나가 바로 자가 격리자에 대한 500파운드의 지원금이다.
국무조정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이들 중 17%만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격리에 들어가더라도 4명 중 1명만 규칙에 따라 10일을 모두 채우고, 15%는 계속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경우 생업에 종사하지 못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거나, 자녀나 부모 등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코로나19 확진자 모두에게 500파운드를 지급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경우 한 주에 4억5,000만파운드, 매달 최대 20억파운드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이들로 지급대상을 한정하면 필요한 재원은 절반으로 줄고, 저소득층으로 대상을 더 좁히면 매주 1억파운드가 지급될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도 정부는 자가 격리자에게 500파운드를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복지 수당 등을 받는 저소득층으로 대상이 한정돼 있다.
이와 별개로 자가 격리자가 지역당국에 500파운드의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지만, 재원 부족으로 4분의 3은 지급이 거절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로버트 웨스트 건강심리학 교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증상이 있는 사람의 20∼30%만이 완전한 자가 격리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통제한 나라를 보면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