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츠 빙하 동쪽서 빙붕 균열 발견돼
사진=BBC 캡처
남극에서 지구 해수면 상승을 막는 가장 중요한 빙하이자 '종말의 날(둠스데이)' 빙하로 잘 알려진 '스웨이츠' 빙하의 일부가 3~5년 이내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CN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스웨이츠 빙하의 상태를 추적, 감시하는 단체 국제스웨이츠빙하협력(ITGC)가 지난달 위성 사진을 통해 스웨이츠 빙하 동쪽 빙붕(남극 땅과 연결돼있지만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얼음)에 사방으로 뻗은 균열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ITGC 빙하학자 에린 페티트 미국 오리건주립대 교수는 자동차 앞유리에 균열이 생기면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수백개의 유리 조각으로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비유해 "스웨이츠 빙하의 동쪽 빙붕이 균열로 인해 3~5년 내 갑자기 붕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19만2000㎢로 한반도 전체면적(22만748㎢)와 비슷한 크기다.
ITGC에 따르면 빙하의 동쪽 3분의 1을 받치고 있는 빙붕이 무너질 경우, 해마다 500억t씩 녹고 있는 빙하의 녹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게 된다. 빙붕의 보호를 받고 있는 육지 빙하도 바다로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빙하학자들은 현재 스웨이츠 빙하가 지구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4% 정도이지만 동쪽 빙붕이 붕괴되면 2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ITGC 미국 측 간사 데드 스캄보스 박사는 "스웨이츠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을 60cm가량 상승시키지만 주변 빙하까지 합세하면 그 높이가 3m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저지대에 사는 인구 대부분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태평양 중앙에 위치한 섬나라 투발루의 경우 육지 고도는 2m에 불과하므로 해수면이 3m까지 올라가면 나라 전체가 순식간에 잠기게 된다.
북극. /사진=Dirk Notz 제공
한편 이날 북극도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6월20일 러시아 베르호얀스크 상공에서 기록된 섭씨 38도를 북극 최고 기온으로 공식 인정했다.
WMO는 성명에서 "38도의 기온은 북극보다 지중해 지역에 어울리는 온도"라고 경고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심한 기후 변화에 경종을 울리는 관측 기록 중 하나"라며 "지난해 남극 역시 18.3도라는 관측치가 나왔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