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도핑 결과 나왔다… 소변보는 장면까지 싹 다 공개

가수 김종국이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는 장면. /유튜브 '짐종국' 채널

“그분의 주장은 100%, 싹 다 틀린 이야기입니다.”

가수 김종국이 도핑테스트 최종 음성 결과를 공개하며 ‘로이더’(약물로 근육을 키우는 사람) 논란을 마무리 지었다.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가 꼬리 내린 캐나다 출신 헬스 유튜버 그렉 듀셋을 향해서는 “본인이 전문가라면 좀 더 제대로 공부하고 조사하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종국은 16일 유튜브 채널 ‘짐종국’에 18분짜리 영상을 올리고 도핑테스트 결과와 법적 절차에 대한 입장 등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진행한 도핑테스트 과정을 가감 없이 영상에 담았는데, 김종국이 관계자들 앞에서 소변을 보고 이를 직접 소분하는 장면까지 포함됐다.

내용물이 바뀌거나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봉인 작업 과정도 그대로 공개됐다. 관계자는 “보통 여기까지가 원칙인데, 중간에 바뀌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한 단계 더 포장하겠다”며 “기관에서는 (샘플) 기증자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를 진행한 인바코리아 파이브스타글로벌 명세영 대표는 “도핑테스트를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는 기관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인정한 연구소만 가능하다. 국내에서 WADA 마크를 사용할 수 있는 기관은 저희밖에 없다”며 “김종국이 진행한 건 제일 상위 도핑테스트다. 392가지 약물에 대한 검사로 올림픽 출전 선수들도 안 하는 검사”라고 밝혔다.

결과는 약 한 달 후인 지난 9일 전해졌다. 김종국은 화면에 결과지를 띄운 후 최종 ‘음성’임을 공개했다. 외부에서 스테로이드를 몸에 투여한 적 없다는 의미다. 결과지에는 ‘모든 금지물질에 대해 시료를 분석함’ ‘테스트 결과 어떠한 금지 물질 또는 금지 방법, 해당 대사물 등이 탐지되지 않았음’ ‘시료를 실험실에서 수령했을 때 시료의 상태(보안상태, 시료의 오염상태)가 문제없었음’ ‘테스토스테론 관련 스테로이드의 비뇨기 대사물의 외인성 기원이 없음’ 등의 문장이 나열돼 있다.

/유튜브 '짐종국' 채널

김종국은 도핑테스트 내용을 전달한 후 카메라 앞에 앉아 “굉장히 긴 시간이었고 나름 아픔이 됐던 시간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슈된 것에 비해 (그렉 듀셋이) ‘책을 몇 권 더 찾아봤더니 아닌 것 같다’ ‘아니면 말고. 미안해요’ 하며 끝나버려서 성심성의껏 검증한 저로서는 허무하기도 허탈하기도 하다”며 “내 주장이 틀린 것 같다는 것과 틀렸다는 건 엄연히 다른 거다. (그렉 듀셋은) 분명 도핑 검사가 나올 걸 알았을 테고, 그 결과에 따라 본인 주장의 부족한 논리를 받아들이고 더 폭넓게 공부해야겠다는 결론을 냈다면 더 멋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슈가 터진 다음 날 바로 혈액 검사를 했다. 남성호르몬 수치 8.38이 나왔고 나머지 전구물질들도 다 정상으로 나왔다”며 “8일 뒤에는 도핑테스트를 진행했다. 혈액 검사 결과에 나온 호르몬 수치가 제 스스로 만든 호르몬인지, 약물로 외부에서 주입돼 만들어진 호르몬인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테스트였고 음성이 나왔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혈액 검사를 통해 나온 호르몬 수치는 제 몸에서 만들어진 제 순수 호르몬이라는 게 증명된 거다. ‘높은 호르몬 수치가 약물 사용의 증거’라는 그렉 듀셋의 이야기는 싹 다 틀렸다. 저는 어떠한 약물도 하지 않았다는 걸 명확히 제시했다. 더 할 얘기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일부 악플러를 향해 “저에게 ‘도핑도 피할 수 있다던데’라는 얘기를 하실 거면 저와 똑같은 상황, 조건 하에서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를 대시라. 그럼 100만 달러를 드리겠다”며 “’예전에 약물을 썼을 것이다’라고 주장할 거라면, 마흔여섯에 남성호르몬 수치 8.38을 만들어 낼 수 있겠나. 전문가분들은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적 대응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도 했다. 김종국은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조건을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의심과 비난을 이어간다면 처벌이 아닌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전문가라는 사람이 어떤 문제제기를 했고 그에 현혹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도 피해자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저질러진 나쁜 일에 대한 처벌보다는 이걸 긍정적으로 소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법적 조치를 위해 생각했던 3000만원을 도움이 필요하신 분에게 기부하려 한다”며 “유튜버 개인의 이익을 위한 발단이었고 피해를 봤지만, 결론적으로는 그 일을 통해 희망이 있는 곳에 조금이라도 좋은 일로 이슈를 돌리고 싶다”고 했다.

김종국의 로이더 의혹을 제기한 캐나다 출신 유튜버 그렉듀셋. /유튜브

이번 의혹은 그렉 듀셋이 지난 10월 31일 유튜브 채널에 ‘김종국은 약물을 썼을까 안 썼을까’라는 영상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그는 “100만 달러를 걸거나, 누군가 머리에 총을 겨냥하고 그가 ‘내추럴’인지 아닌지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며 “김종국은 최근에도 몸이 좋아지고 있다. 45세에는 35세나 25세의 남성호르몬 레벨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종국이 강경 대응 의사를 밝히자 그렉 듀셋은 유튜브에 게시했던 김종국 관련 영상을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김종국-새로운 증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김종국이 약물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한 모든 영상을 내리겠다. 그의 몸은 ‘내추럴’인 것 같다”며 “김종국과 한국에 있는 그의 팬들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해외 연구 결과를 인용해 “동양인 남성은 북미 남성보다 남성 호르몬이 20% 더 높을 수 있으며 40세 이후로 반드시 감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김종국의 몸이 유전자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당신이 김종국보다 열심히 운동하더라도 그런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놀라운’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며 “나는 그가 그런 몸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유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