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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째 하락세…전주 대비 하루 최대 약 1200명 줄어
정부 "반전 이끈다"…전문가 "줄었다고 당장 방역 풀면 안돼"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천막 너머로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번 주 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말효과가 나타나는 주초에 5000명대를 보이다가 주중과 주말에는 6000~7000명대 유행 양상이 3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주는 조금 달랐다.

12월 들어서자마자 코로나19 확산세는 매서웠다. 11월 말쯤 하루 5000명 안팎이던 확진자는 12월 들어 곧바로 7000명대로 수직 상승했고 8000명대도 돌파할 기세였다. 정부가 이달 말엔 하루 1만명, 더 악화되면 내년 1월 최대 2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그래서 이번 주엔 8000명 벽도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월요일인 지난 20일 0시 기준 확진자는 5317명이다. 21일엔 5195명, 22일 7456명, 23일 6918명, 24일 6233명을 기록했다. 12월 들어 반복된 확진자 패턴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일주일 전 월~금 확진자는 5817→5567→7850→7619→7434명이었다.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하루 수백명에서 1000명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는 25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오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최소 505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23일) 같은 시간대 5682명과 비교해 624명이 줄어든 수치다. 25일 0시 최종 집계로는 6000명 안팎이 될 공산이 크다. 일주일 전 토요일인 지난 18일 확진자는 7312명이었다. 전날에 이어 또 1000명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이 둔화된 것으로 판단하면서 다음 주에는 확실히 감소세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감소세로 돌아섰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면서, 18일부터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의 연장 또는 종료 여부는 한 주 상황을 더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주 확진자 추이가 거듭된 방역 조치로 인한 효과일 뿐 섣불리 조치를 거둬들일 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 거리두기 효과가 오래갈지가 향후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하루빨리 방역의료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드코로나 이후 코로나19 확산세 추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번주 들어 유행 증가 둔화 뚜렷…정부, 전망치 다시 낮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33명이었다. 전주(17일) 7434명보다 1201명, 2주 전(10일) 7021명보다 788명 감소했다. 12월 4주차(12월 20~24일) 기간 일일 확진자는 모두 전주 대비 300~1200명 줄었다.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여주는 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는 지난 18일 6865.6명까지 오른 뒤 엿새째 하락세다. 정부는 방역 강화조치로 인해 지난주 하루 확진자가 7000명 내외와 비교해 주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감소세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성탄절을 앞둔 연말인데도 시민들 귀가 시간이 부쩍 빨라졌고 전체적인 이동량이 줄고 있다"며 "이번 주말부터 방역의 고삐를 더 단단히 쥐고 남은 일주일여 시간에 확실한 반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지난 2주간의 거리두기 효과가 이어지면 이달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8000여명까지 늘었다가 내년 1월 말 4700여명으로 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그 효과가 떨어지면 내년 1월 말 8400여명 발생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6일 "유행이 악화하면 이달 약 1만명, 내년 1월 최대 2만명 확진"이라고 말한 데 비해 크게 줄어든 전망치다. 3차접종을 확대했고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시행되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확진자가 줄어들고 병상이 추가로 확보되자 병상 가동률은 2주 전보다 3%p 이상 떨어졌다. 병원 입원이나 생활 치료센터 입소를 하루 넘게 기다리는 사람도 줄고 있다. 20~24일 동안 '765→591→497→367→317'명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는 여전히 1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규모는 연일 최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사망자는 109명, 24일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084명에 달했다.

감염된 뒤 시일을 두고 위중증, 사망자가 갱기기 때문에 확진자 규모와 시차가 생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확산세가 둔화한 게 아니라, 확진자가 일시적으로 준 것 아니냐고 본다. 조용한 전파가 이어지고 있어 며칠 간 정체기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자가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는 확진자 비율을 뜻하는데 몇주 간 30%대를 유지하다 12월 2주 27.6%, 12월 3주 27.9%로 떨어졌다. 비중이 적을수록 관리망 밖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의미다. 밖의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 확산세는 커진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6000명대도 안심할 정도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감당 가능할 확진자 규모는 4000명대 미만이다. 요 며칠 줄었다고 고삐를 풀면 또다시 늘어날 게 뻔하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확진자는 더 줄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2021.12.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위중증 환자 여전히 많아 우려…오미크론 변수

정부도 확산세가 둔화했지만 다음주 상황이 어떨지는 봐야 안다며 내년 1월 방역 대책의 방향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정부는 18일 0시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적용하는 방역 조처의 종료 또는 연장을 결정해야 한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상황을 보면서 정해야 한다. 지금 가장 많은 위중증 환자가 나오고 있다"며 "유행 감소를 위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게 가장 좋은 상책이다. 접종을 받지 않은 60세 이상 어르신은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사회에 빠르게 퍼지고, 연말연시 모임과 이동으로 인해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하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16명 증가해 누적 262명이 됐다. 감염 의심자도 186명으로 불어났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잇따랐다.

전문가들 역시 이 점들을 우려했다. 다음 주 추이를 지켜보며 방역 완화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결정할 것을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미크론이 확산하면 확진자는 이보다 2배로 늘 수 있다"며 "감소세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민생에 손실보상을 하는 전제로 1월에 거리 두기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도 방역효과를 나오기 전까지 거리 두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백 교수는 "확진자가 3000~4000명대로 줄어야 일상회복을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2주 더 연장해야 할 것이다. 방역은 서서히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확산세를 잡더라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병상을 기다리는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환자가 위중해지지 않도록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2주 또는 이보다 더 이어질 기간 동안 방역의료 대응 역량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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