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호프집에서 소란을 피우던 취객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윤승은·김대현·하태한)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4월 인천의 한 호프집 앞에서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해 A씨와 그의 지인의 목을 조르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에 화가 나 B씨를 호프집 밖으로 끌어낸 뒤 양손으로 밀쳐 넘어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넘어지면서 보도블럭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고, 귀가했으나 보름 뒤 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B씨를 넘어뜨리지 않았고, B씨가 숨진 것과 A씨 행동 사이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당시 ‘쿵’하는 큰 소리가 나고, 피해자가 한참 동안 실신할 정도로 (충격이) 강했다”며 “출동한 경찰에게 심각한 부상을 당했을 수 있는 피해자 상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유죄를 인정,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과 같이 A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유족과 합의하고 4개월 가까이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 항소심은 “A씨는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범행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술에 취한 피해자가 폭행 직후 곧바로 치료를 받지 않아 사망에 이른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