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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노조 28일부터 무기한 파업
올해 네 번째 파업에 시민 피로감 늘어
파업 참여율 낮아 전국적 대란은 없을듯
울산·창원·성남 등 일부 지역 배송 차질 우려

 

경기 광주시 중대동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조합원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 노조가 28일 올해 들어 4번째 총파업에 나섰다. 택배 물량이 평소보다 많은 연말연시 ‘택배 대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반복되는 파업으로 국민의 피로감은 점차 쌓이는 모양새다.

◆‘무기한 총파업’ 돌입… “택배비 인상분 공정 분배” 등 촉구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는 이날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택배터미널에서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6월 도출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비 인상분을 공정하게 분배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사측과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출정식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작년과 올해 21명의 택배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의한 과로로 우리 곁을 떠났다. 더는 동료들을 떠나보내지 않겠다”며 “하지만 사측은 이러한 우리의 아픔을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려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월 택배요금을 170원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택배요금 100원이 추가로 인상될 예정이다. 총 270원을 인상하며 사회적 합의 비용으로는 겨우 76.7원을 책정했다”며 “그렇게 사측이 내년에 가져갈 초과이윤이 무려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준계약서에 ‘당일 배송’, ‘주6일제’ 등 독소조항이 담긴 부속합의서를 끼워 넣어 우리에게 또다시 과로 계약과 노예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며 “지상공원형 아파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택배노조가 요구한 거점배송 실시 등을 거부하고 산재를 낳는 저상탑차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광주시 중대동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열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무기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 “처음엔 이해했지만 불편 잦아” 비판도

택배 물량이 통상 평시의 40%까지 급증하는 연말연시에 파업이 재개되며 일각에서는 ‘택배 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반복되는 택배 파업 사태로 불편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심모(31)씨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이 있는데 판매처가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곳이었는지 총파업으로 인해 택배 배송이 많이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안내를 오늘 받았다”며 “처음 한두 번 파업할 때는 응원했고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랐는데, 반복해서 파업 얘기가 나오고 불편을 겪게 되니 피곤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주부 김모(49)씨도 “지난 추석을 앞두고도 노사갈등에 의한 택배 대란으로 맘 졸였는데 연말에 또 이렇게 되니 이 지역에선 아예 CJ대한통운 택배를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 건가 싶다”며 “이유가 있으니 처음엔 파업을 이해했는데 일 년에 네 번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 참여율이 높지는 않아 실제로 전국 단위의 택배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택배 기사 2만여명 중 노조원은 2500명 정도로, 이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650여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한다. 이는 전체 CJ대한통운 기사 중 8.5% 수준이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과 파업을 지지하는 비조합원들은 CJ대한통운 자체 상품 규정을 벗어난 물량은 배송하지 않는 식으로 파업에 간접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경기 광주시 중대동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 택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일부 지역 배송 지연 가능성… 사측·쇼핑몰, 대비 나서

경남 창원과 울산, 경기 성남 등 노조 가입률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파업 상황을 파악한 뒤 송장 출력 제한이나 직고용 기사 파견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쇼핑몰들도 고객들에게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가능성을 공지하거나 임시로 다른 택배사로 물량을 돌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CJ대한통운은 “연말은 설·추석에 이은 성수기로, 물량이 평소보다 증가하는 시기”라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배송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과 고객사, 중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법적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면서 “고객 상품을 볼모로 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불편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경영계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피해를 불러올 명분 없는 파업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택배노조는 올해 이미 세 번의 파업을 강행했고, 정부 및 정치권의 개입과 사회적 합의가 매번 뒤따랐다. 그럼에도 연말연시 성수기의 택배 물량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사항만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며 “더는 ‘위력과 투쟁을 통하면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구시대적 노동운동 발상에서 비롯된 파업에 공감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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