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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암 통계 보니… 국내 암환자 215만명


요즘 대형 병원 유방외과 외래 진료 대기실은 중년 여성 환자들로 북적거린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며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이다. 유명 교수는 수술이 한 달 이상 밀려 있다. 암 때문에 유방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게 되면, 실리콘 유방 보형물을 넣는 유방 재건 성형수술도 같이 이뤄진다. 이 수술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실리콘 유방 보형물이 부족해 암 수술이 연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천 건의 재건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유방암 환자가 늘어난 것이다.


◇여성 암 발생 늘고, 남성은 줄고

29일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암 등록 통계 현황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신규 암 환자는 25만4718명이다. 전년 대비 3.6% 증가했고, 2015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암을 앓았거나 치료 중인 암 유병자는 약 215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고 이어 폐암·위암·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간암 순이었다. 전년에는 위암·갑상선암·폐암 등 순이었는데 순위가 바뀌었다. 폐암이 위암을 제친 것은 전국 단위 암 발생 통계가 집계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늘고 남자는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 수가 여성은 전년 290.8명에서 297.4명으로 6.6명 증가했다. 반면 남성은 308.7명에서 308.1명으로 0.6명 감소했다.

여성이 많이 걸린 암은 유방암·갑상선암·대장암·위암·폐암·간암 순이었다. 2019년 유방암은 2만4000여 명, 갑상선암은 2만3000여 명이 새롭게 진단을 받았다. 폐암에 걸린 여성은 9629명으로, 전체 폐암 환자 셋 중 하나가 여성이다. 여성 폐암 환자 열 중 아홉은 비흡연자다. 담배를 안 피운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며 특히 고령층은 저선량 폐 CT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폐암학회는 권고한다.


남자에게서 가장 흔한 암은 폐암(2만331명)이고, 이어 위암·대장암·전립선암·간암 순이다.

남녀 통틀어 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70.7%다.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산다는 얘기다. 최근 5년간 생존율 70%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 기대 수명(83세)까지 암에 걸릴 확률은 남자 39.9%, 여자 35.8%로 추정됐다.

◇20년 후 암 발생 전망

암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걸린다. 최근 한국인 암 발생 패턴은 갈수록 서구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암 발생 추세를 보면 한국인 암 발생 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사협회지에 최근 실린 2040년 암 발생 예측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암 발생 1위는 유방암으로 전망됐다. 일본 암 발생 현황을 보면, 여성의 경우 유방암이 압도적으로 1위다. 10명 중 1명꼴로 걸린다. 한국은 18명 중 1명 수준으로, 곧 일본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유방암 발생은 60대 중반에 최정점을 이룬다. 서구식 식습관을 접한 세대가 50세쯤 유방암에 많이 걸리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고령화되면서 유방암 피크가 고령대로 옮겨간 것이다. 한국도 최근 60대 환자가 늘기 시작했다. 나이 들어서도 유방암 정기 검진을 철저히 해야 한다.

미국에서 대장암은 20년 후에도 유방암·피부암·폐암 등에 이어 4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도 곧 대장암 발생이 전통적으로 동양인에게 많았던 위암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17년부터 대장암이 위암보다 많아졌다. 대장암은 위암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생긴다. 고령으로 갈수록 대장 내시경을 통한 암 검진을 5년마다 받아야 한다.

일본은 2005년쯤(당시 65세 이상 인구 비율 21%)부터 남성에게서 전립선암이 폭증했다. 현재 남성 암 1위다. 한국이 이 추세를 따라간다면 고령화 비율 20%를 넘는 2020년대 말에는 전립선암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남성 암 4위까지 올라와 있다. 초고령에서는 상대적으로 췌장암과 신장암이 많이 생기니, 건강검진 시 복부 초음파 등으로 신장과 췌장 검진을 하는 게 좋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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