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아파트나 준신축(준공5~10년) 등 다른 연령대 아파트들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입주 3년차인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 다음 로드뷰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준공 5년 이하의 수도권 신축 아파트 가격은 작년 12월 넷째주(27일 기준) 0.04% 하락했다. 전주(-0.02%)에 이은 2주 연속 하락세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 구간의 아파트(준공 후 5~10년·10~15년·15~20년·20년 초과) 가격은 모두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가격이 작년 기준 처음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경기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0.05% 떨어지며 12월 셋째주(-0.03%)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인천의 신축 아파트 가격는 0.02% 상승했다.
이같은 경향은 실거래 사례로도 확인된다. 입주 3년차인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05㎡ 11층은 지난달 12일 13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같은 면적 9층이 14억5000만원에 매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에 6.90% 떨어진 것이다.
다른 수도권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작년 5월 입주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더샵포레스트11단지’ 전용 84.99㎡ 5층은 지난달 24일 직전 거래가(10층 9억5000만원)보다 1억1500만원 떨어진 8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층수를 고려하더라도 한 달만에 떨어진 낙폭이 큰 편이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준공 이후 5년 이하의 지방권 신축 아파트 가격은 0.04% 하락했다. 지방 신축 아파트 역시 작년 중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작년 신축 아파트 값은 구축에 비해 약세를 보이던 상황이다. 작년 초 대비 연말까지 수도권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3.73%였다. 같은 기간 12.62% 오른 5~10년차 아파트보다는 많이 오른 것이지만 ▲10~15년차 14.77% ▲15년~20년차 15.54% ▲20년 초과 18.34%와 비교하면 낮은 상승률이다. 오래될수록 가격이 더 오르는 추세가 이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약세 원인으로 급등 피로감과 구매력 축소를 지목한다. 공급이 적고 선호도는 높은 신축 아파트가 수년 동안 상승세를 주도하다 보니 이제는 일반 수요자에게 접근 불가능한 가격대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신축 아파트는 인기가 많은 만큼 가격 진입 장벽이 높아 접근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많다”면서 “높은 가격 탓에 어쩔 수 없이 신축에서 준신축, 구축 등으로 수요가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급등세가 심했던 신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