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진짜 한국 기업 새 도약
신세계 계열사와 다양한 마케팅 기대
7년 6개월만에 가격 인상 단행하기도
부산 해운대 엘시티 99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엑스더스카이점
"우와~ 가슴이 뻥 뚫린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99층에 위치한 커피숍 자리에 앉은 두 손님이 말했다. 새해를 맞아 '뷰(view) 맛집' 탐방에 나선 20대 여행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곳은 높이 약 400m에 위치한 스타벅스 엑스더스카이점. 확 트인 창가 너머로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과 광안대교, 동백섬은 물론 달맞이고개, 오륙도와 망망대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흔히 스타벅스라 하면 대로변 목 좋은 곳 1층 매장을 떠올린다. 그러나 의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매장 1,2위가 모두 다 국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속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자 스타벅스 역시 여행객이 몰리는 바다와 산으로 매장 입지를 넓히고 있다.
◆ 세계서 가장 높은 매장 1, 2위 다 한국에 있어
대전시 유성구 신세계엑스포점 38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대전 엑스포스카이점
10일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1위 스타벅스 매장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전망대인 엑스더스카이에 위치한다. 2위로는 대전시 유성구 신세계엑스포점 38층에 입점한 스타벅스 대전 엑스포스카이점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두 매장 모두 높이로 따졌을 때 전 세계에서 1,2위로 높은 곳에 위치한 게 맞다"며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3번째로 높은 위치에 입점한 대만 타이베이101 건물 내 매장보다 훨씬 더 높은 고도에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엑스더스카이점과 대전 엑스포스카이점은 각각 2020년 11월과 2021년 8월에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었을 때 선보인 곳이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판매하는 메뉴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마실 수 있는 커피 등 모든 음료는 일반 스타벅스 매장과 같지만 뷰(view) 맛집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 엑스더스카이점의 경우 전망대 입장료(성인기준 2만7000원)를 따로 지불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전망대를 이용한 손님들 사이에선 꼭 들러야할 명소로 꼽힌다.
◆ 스세권만?…산 바다 강 등 여행객 몰리는 곳 속속 입점
스타벅스 강릉 강문해변점
이른바 '스세권(스타벅스와 역세권의 합성어)'이란 말이 있다.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면 인근 상권이 활성화 된다는 의미에서 생긴 것이다.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입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스타벅스의 행보는 이 스세권과는 거리가 좀 멀어 보인다. 쉽게 들를 수 있는 대로변이나 지하철역 주변(역세권)이 아니라 일부러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와야 하는 곳에 점포를 내고 있어서다. 이를테면 산이나 바다, 강 근처를 노리는 것.
실제로 스타벅스는 코로나19 사태로 교외 여행객들이 크게 느는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하자 이같은 트렌드 변화를 적극 반영, 입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2019년 춘천구봉산R점을 시작으로 2020년 강릉강문해변점, 명지강변DT점, 더양평DTR점, 해운대엑스더스카이점, 서울웨이브아트센터점, 2021년 천안업성레이크점, 망원한강공원점을 오픈 한 것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최근 도심 근교를 방문하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 고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도심 속 매장 범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과 인테리어를 담은 매장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 기업으로의 새 도약…신세계 계열사와 마케팅 기대
스타벅스 더양평DTR점
매장을 비롯한 스타벅스의 다양한 변화는 올해 더 기대를 모은다. 국내 토종기업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한국식 마케팅을 접목하는 일이 보다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17.5%)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기존 지분 50%를 포함, 67.5%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가격 인상도 이미 예고돼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46종의 음료 가격을 100~400원 인상한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은 7년 6개월 만의 일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대주주가 됐기 때문에 기존과 달리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협업은 물론 다양한 측면에서 마케팅과 전략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