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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째 연락 두절… 누나가 확인 요청
극단 선택 도구·외부 침입 흔적 없어
지인들 “사업 실패 후 생활고로 도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12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 모텔에서 경찰들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 제보한 인물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경위를 수사하는 경찰은 “아직 타살 혹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12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 한 모텔에서 시민단체 대표 이모(56)씨가 전날 오후 8시4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약 3개월 전부터 이 모텔에 장기투숙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누나는 그와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자, 지인에게 부탁해 모텔 측에 소재 파악을 위한 객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모텔 관계자가 객실을 찾았지만 인기척이 없자 비상열쇠로 문을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씨는 침대에 누워 사망한 상태였다. 이씨를 최초 목격한 모텔 관계자는 “목폴라 같은 옷을 입까지 잡아당겨 덮은 상태였고, 천장을 보고 침대에 반듯이 누워있어 잠든 줄만 알았다.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전했다. 객실 바닥에는 1.5ℓ 생수 페트병 3통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현장에선 사망 경위나 사인을 추정할 별다른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나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도구는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경찰의 현장 감식에서 외부 침입이나 제3자와 다툰 흔적 등 범죄 정황은 특별히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유족과 지인들에게 “이씨가 평소 술을 많이 마셨고 건강이 좋지 않았다” “사업 실패 후 생활고를 겪어 지인들이 십시일반 도왔다” 등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 백모씨는 이씨 빈소에서 “(이씨가) 민주당과 이 후보 진영에서 다양한 압력을 지속해서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뇨 등 가족력이 있었을 뿐, 평소 지병도 복용하는 약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13일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모텔 내 객실 출입자와 동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모텔 내외부 CCTV도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신청을 위한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시민단체와 언론 등에 처음 제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2018년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으로 선임된 이모 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20억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친문(문재인) 성향의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했다. 이 단체는 이를 근거로 지난 10월 이 후보 등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발한 상태다. 이씨는 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며, 10년 넘게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 사망과 관련해 “별도 공식 입장은 없다”며 “관련 수사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 수원지검은 이씨를 지난해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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