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 얼굴에 지지고 식초·식용유 억지로 먹여
범행 정당방위로 꾸미고자 연출된 모습 촬영도
경남 김해의 한 중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여중생 1명을 17시간 동안 집단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강력계는 공동상해 등 혐의로 20대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 의견으로, 10대 B양 등 6명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크리스마스인 작년 12월 25일 정오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중학생 C양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하거나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건 발생 전날부터 김해 한 원룸에 모여 술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한 C양이 기분 나쁜 말을 한다는 이유로 이들은 돌아가며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담뱃불로 C양 얼굴을 지지거나, 초고추장·식용유·오물 등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가혹행위도 했다. 일부 피의자는 C양의 윗도리를 벗기는 등 추행을 저지른 혐의다. 이들은 C양에게 칼을 쥐어준 뒤, "이것봐라 위험하네"라며 자신들을 위협하는 듯하게 연출한 영상을 촬영해 마치 자신들이 방어적 차원에서 정당방위로 때리는 것처럼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 시간만 17시간이나 이뤄졌다. 이들과 피해자는 모두 중학교 동문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경찰 관계자는 "초동대응부터 송치까지 과정이 매뉴얼에 따라 잘 이뤄졌기 때문인지 본청에서 수사 담당 직원 한 명을 경사로 특진시키기로 했다"며 "이 밖에 수사에 공이 큰 직원 2명에게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