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헤어지자는 연인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접근금지 조치 됐음에도 찾아간 6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은 지난 19일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62)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피해자 B씨(59)의 의사에 반해 접근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거는 등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 행위를 반복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약 10년 동안 연인으로 지냈다. 하지만 A씨가 약 6개월 전부터 B씨에게 심한 욕설을 하거나 술을 마시고 B씨의 집에 찾아가 소란을 피웠고, 이에 B씨가 여러 차례 이별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만남을 거절당하자 지난해 10월21일부터 25일까지 5일 동안 만남을 요구하는 동시에 "네가 날 죽여라, 그 대신 보복이 있을 거야" "너 죽이고 싶다"는 등 문자메시지를 수십회 이상 보내고 전화를 100회 이상 걸기도 했다.
B씨가 계속 연락을 받지 않자 A씨는 같은 달 25일 밤 B씨의 집에 찾아가 소란을 피웠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지구대로 데려가 조사했다. 하지만 A씨는 같은 날 다시 B씨의 집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법원은 A씨에게 B씨에 대한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화 또는 이메일 등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잠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18일 A씨는 B씨의 집 근처 버스정류장 앞에서 B씨를 기다리다가 버스에서 내리던 B씨를 발견하고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했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잠정조치 처분을 받았음에도 피해자에게 또다시 접근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A씨가 알콜성 치매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두달간 구금돼 있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