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4 홍보 영상 중 일부 [위메이드 유튜브]
“‘돈 버는 게임(P2E)’ 만든다더니…제 투자금은 그냥 ‘삭제’됐네요. 주식에 코인까지 샀는데 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할 지 감도 안 옵니다.” (위메이드, 위믹스 투자자)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증시와 코인 시장을 모두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P2E(Play to Earn) 게임, NFT(대체 불가능 토큰), 블록체인 등을 내세워 폭발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위메이드가 완전히 ‘밉상주’가 됐다. 반토막이 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회사의 코인 대량 매각 사실이 알려지며 코인과 주가가 연일 폭락하는 등 대혼란에 빠졌다. 위메이드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급락에 망연자실 중이다.
지난 28일 위메이드의 주가는 전일 대비 8.06% 하락한 11만 64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고점(23만 7000원)과 비교하면, 50.88% 급락했다. 이날에는 지난 19일 출시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클레바’에서 600억원 출금 오류까지 발생했다. 해킹이 아닌 업데이트 오류였지만, 장중 10% 넘게 주가가 떨어지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위메이드의 암호화폐인 위믹스는 3개월 사이 2만 9000원대에서 6500원대로 추락했다.
위메이드의 모바일 MMORPG '미르4' 글로벌 버전. [위메이드]
2021년 한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위메이드에게는 악몽같은 시간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메타버스 바람을 타고 한 해에만 주가가 7배 가량 뛰었다. 연초 3만 8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19일 23만 7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미르4 글로벌’이 P2E게임 돌풍을 일으키면서 탄력을 받았다.
미르4 글로벌은 게임 내 재화인 ‘흑철’은 몇 단계를 거쳐 위메이드 블록체인 생태계 기축통화인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상장된 전문 게임사가 만든 최초의 P2E 게임인데다 동시 접속자수가 130만명을 돌파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미르4 글로벌 캐릭터에 NFT를 도입, 게임 캐릭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연초 위메이드가 보유 중이던 위믹스 약 5000만 개를 매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위믹스 코인 가격이 연초 1만 2000원대에서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이에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특히 코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위믹스 코인 가격 하락폭이 주가 하락폭보다 큰데다, 위메이드가 선데이토즈 등 게임사 인수 투자 대금 확보를 위해 코인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위믹스 코인 최대 보유자인 위메이드가 위믹스 코인을 매도하면, 코인 유통량이 급격히 증가해 가격이 떨어지기 쉬워서다. 위믹스 투자자들은 “위메이드 띄우겠다고 돈 필요할 때마다 위믹스 코인을 팔아치우면, 가격 하락으로 고통받는 코인 투자자는 ‘봉’이 되는 거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게임 생태계 확장을 위해 매도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믹스 코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 생태계 확장을 위해, 위믹스를 매도할 수 있다는 방침은 이미 ‘백서’에 나와있다는 설명이다. ‘백서’는 코인 발행 시 해당 코인의 기술적·사업적 목적, 향후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한 문서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위믹스 소각, 게임코인 에어드롭, 거래내역 공시 등 보상안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먹튀’ 논란에 대해서는 위메이드 구성 개인이 위믹스 코인을 보유한 사실이 없어 ‘먹튀’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