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프로그램이었던 '가족오락관'의 터줏대감 허참이 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허참은 1일 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일 엄수된다. 장지는 경춘공원이다.
허참은 '국민 MC'라 불릴 정도로 방송계의 살아있는 전설. 1974년 MBC 라디오 '청춘은 즐거워'를 통해 방송생활을 시작, 1984년부터 2009년까지 KBS '가족오락관'을 진행했다. 고인은 임종 직전까지 방송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고인의 마지막 방송은 1월 13일 방송됐던 JTBC '진리식당'. 고인은 해당 방송에서 오랜만의 근황을 공개하며 다소 마른 얼굴을 보여줬고, 본인의 노래인 '아내는 지금'을 부르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고인의 비보를 들은 연예계 동료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가족오락관'을 함께 진행했던 손미나는 "허참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시다니요. 너무나 당혹스럽고 슬픈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얼마 전 함께 방송에 출연해 힘찬 목소리로 노래하시는 모습도 봤는데, 손 꼭 잡아주시며 맛있는 거 사줄테니 얼른 연락해라 하셨는데. 이 사진을 찍은 날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라고 했다.
손미나는 '가족오락관'으로 허참과 6년여간 호흡을 맞췄던 때를 떠올리며 "선생님은 6년 가까이 매주 방송을 진행하며 호흡을 맞춘 짝꿍이고, 아나운서 1년차 때부터 방송 진행자의 모범적인 모습을 몸소 보여주신 제 롤모델이자, 스튜디오 밖에서는 세상 다정하고 재미있는 때로는 삼촌 같고 때로는 친구 같은 분이셨다"고 했다.
또 손미나는 "몇달 전 만났을 때 바로 다시 연락드려 마주 앉을 시간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날 좀 따뜻해지면'이라고 미룬 것이 너무 후회스럽다. '가족오락관' 녹화날이면 '미나야, 우리 국밥 한그릇 먹고 오자'-허참 선생님은 녹화 전 국밥을 드시면 방송이 잘 된다는 징크스를 갖고 계셨지요-하시며 윙크를 날리시던 모습과 정겨운 목소리가 너무나 그립고, 그냥 뭐라 표현할 수 없는 허망함에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고 애도했다.
손미나는 마지막으로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 가슴에 청년 같은 모습으로 남아계실 허참 선생님, 함께 방송할 수 있어서, 선생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서, 그 다정함과 남다른 유머감각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어서, 오래도록 우정을 이어가며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선후배 사이일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미나랑 스페인 여행하는 게 꿈이라는 말씀을 입에 달고 사시던 선생님, 끝내 모시고 올 기회가 없었지만, 여기 있는 동안 선생님을 위해 성당마다 초를 밝히겠다. 선생님, 편히 쉬시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오정연 아나운서도 MBN '엄지의 제왕'과 tvN '나이거참'에서 허참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추억을 떠올리며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인연을 이어오게 된 선생님은 항상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당신이 하는 일에 기쁨과 책임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늘 좋은 영향을 풍기셨다. 연세가 있으셔서 어딜 가나 어른이신데도 무게를 잡지 않고 오히려 후배들을 배려하셨다. 제가 처음 연기를 하게되자 연기자가 참고하면 좋은 책이라며 선물로 갖다주시고, 혹 힘들더라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즐겁게 하라고 격려해주신 기억도 생생하다. 고통 속에 투병하시면서도 끝까지 주위 사람들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단다. 그러지 마시지. 이제 보고 싶어도 못봽는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고 목소리도 듣고 싶다"고 애도했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