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착용’ 신변보호 여성
구로구 한 호프집서 흉기에 찔려
사건 발생 직전 신고…경찰 출동
경찰, 범행 3일전 이미 스토킹 등 혐의 확인
구속영장 신청했지만 檢서 반려
[헤럴드DB]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이 여성은 112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지만, 접근금지 명령 대상으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흉기에 찔려 끝내 숨졌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13분께 서울 구로구의 한 술집에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대상자였던 4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도주한 50대 남성 용의자 B씨를 추적 중이다.
B씨는 전날 밤 호프집에서 다른 남성과 술을 마시고 있던 A씨를 살해하고 동석 중인 남성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해당 호프집은 A씨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B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도주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A씨와 동석했던 남성은 자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있던 A씨는 사건 발생 직전 경찰에 긴급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신고한 시각은 전날 오후 10시12분께다. 경찰은 약 3분 만인 오후 10시15분께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 지구대에서 A씨 가게를 사전에 숙지, 신고 즉시 현장출동했다”며 “현재 용의자 추적에 주력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전 피해자 A씨는 폭행 및 특수협박 혐의로 B씨를 서울 양천경찰서에 고소했다. 당시 A씨를 안전조치 대상자로 등록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A씨가 자신의 호프집에 찾아온 B씨를 업무방해로 신고하자, 경찰은 B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이후 조사에서 경찰은 스토킹, 강간 등 여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2일 B씨를 유치장에 입감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영장을 반려했다. 같은 날 경찰은 A씨에게 주의를 당부한 뒤 스토킹처벌법상 접근제한을 위한 긴급응급조치(1~2호)를 내렸다. 지난 14일부터는 영장 재신청을 위한 보완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최근 경찰은 스토킹으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받던 여성 등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김병찬(36)과 같은 해 12월 신변보호 대상 여성의 집인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를 찾아가 어머니와 남동생을 살해한 이석준(26)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