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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1월 15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고 있는 조세형씨. /조선일보DB


한때 ‘대도(大盜)’로 불렸으나 말년에도 절도 행각을 멈추지 않고 좀도둑으로 전락한 조세형(84)씨가 또다시 도둑질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조씨는 출소 한 달도 안돼 교도소 동기와 함께 다시 범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공범 A(63)씨와 함께 지난달부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3차례에 걸쳐 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 주민의 신고를 받고 방범카메라(CCTV) 분석 등 추적에 나서 A씨를 먼저 검거해 지난 14일 구속했다. 또 A씨로부터 조씨가 공범이었다는 진술을 얻어내 17일 조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조씨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200만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그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 후 작년 12월 중순 출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저녁 시간대에 불이 꺼진 빈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뒤 마스크와 모자를 쓴 차림으로 걸어서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집안에 침입해 현금, 귀금속은 물론 명품 가방과 코트 등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도 절도 전과가 많은 인물로, 조씨를 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1970∼1980년대 주로 고위직, 부유층을 상대로 연쇄 절도를 저질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훔친 물품 중에 각종 명품은 물론 금융사기범 장영자씨 소유의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3년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1998년 출소한 조씨는 결혼을 하고 선교 활동에 나서면서 개과천선을 다짐했다. 그러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히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4년 출소해 귀국한 뒤 2005년 서울 마포구 한 치과의사 집에 침입해 시계 등을 훔치다 적발됐고, 2009년에는 경기 부천시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치다 붙잡혔다. 조씨는 모두 합쳐 40여 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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