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들롱
미녀 배우와 끊이질 않는 스캔들, 마약, 양성애자 등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배우 알랭 들롱. 그런데도 '세기 미남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런 그가 안락사를 결정했다.
19일(현지 시각) 프랑스 매체 르포 앵 등에 따르면 앤서니 들롱은 프랑스 RTL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 알랭 들롱에 대해 언급했다. 앤서니 들롱은 "아버지가 내게 안락사를 부탁했다"며 "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날 순간을 결정하면 곁에 머무르며 임종을 지키겠다고 약속해달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앤서니 들롱은 1964년 나탈리 들롱과 비밀리에 결혼해 낳은 아들이다. 알랭 들롱과 나탈리 들롱은 4년간의 결혼생활 후 이혼했다. 나탈리 들롱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알고 보니 나탈리 들롱도 안락사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들롱은 "어머니는 자유로운 존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탈리 들롱은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 프랑스에 거주했기에 안락사로 세상을 떠나지는 않았다. 반면 1999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해 프랑스와 이중국적자인 알랭 들롱은 2019년 뇌졸중 수술 후 스위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스위스는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알랭 들롱 /사진=영화 '태양은 가득히' 스틸컷
알랭 들롱은 지난해 공개적으로 안락사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알랭 들롱은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나이 때부터 우리는 병원이나 생명 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떠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알랭 들롱은 자신의 전 재산 등을 이미 변호사들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5년생인 알랭 들롱은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이어 1960년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태양은 외로워', '볼사리노', '조로'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세기의 미남'에게는 늘 논란이 따라붙었다. 미녀 배우들과의 스캔들, 자신의 보디가드가 총에 맞아 쓰레기장에 버려진 일, 마약 스캔들, 양성애자 고백 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뿐만 아니라 30살 연하인 파트너 로잘리 반 브레멘 폭행하기도 했으며, 탈세 혐의 등도 있었다. 이에 알랭 들롱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가정 폭력 가해자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수상 당시 알랭 들롱은 "내가 유일하게 자랑스러운 건 내 배우 경력이다. 이 상은 내 경력에 주는 것이라 기쁘고, 만족한다"고 했다.
각종 논란 속에서도 세기의 미남 타이틀을 유지했던 알랭 들롱. 나이가 들면서 세기의 미남 수식어는 점점 사라지게 됐지만, 당시 프랑스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친 건 부인할 수 없다. 조용히 떠날 권리가 읽다고 밝힌 알랭 들롱의 이 같은 선택은 한 시대를 풍미한 그다운 결정인 듯하다.
[텐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