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절반 이상 “결혼한 뒤 자녀 없어도 돼”…저출생 심화

by 민들레 posted May 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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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자녀 갖지 않는 것에 동의’ 비율, 2015년 29.1%→2020년 52.4%

우리나라 저출생 기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결혼 후 자녀를 낳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20대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나라경제 5월호’에서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를 인용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하고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이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23.3%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세대의 동의 비율이 21.3%에서 28.3%로 7%포인트 증가한 것보다 훨씬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결혼 후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의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은 전년 대비 0.03명 감소한 0.81명으로 5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거나, 비혼 동거를 선택하는 20대도 많아졌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에서,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37%에서 2020년 52.9%로 증가했다. 비혼 동거에 동의한 20대 비율도 같은 기간 25.3%에서 46.5%로 상승했다.

이렇게 비혼과 동거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편적 주거 형태로 자리를 잡으면서 출산 가구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가족의 범위를 공식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13~15일까지 전국의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2.7%가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과 비혼동거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67.4%는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생계·주거를 함께하는 사람이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는 ‘생활동반자법’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