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은 원숭이두창, 코로나 확산 중심지”
유럽이 원숭이두창과 코로나19 등 2개의 감염병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수포 발진 모습.
여름 휴가철을 맞은 유럽이 원숭이두창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럽의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코로나 변이인 BA.5 변이가 퍼지면서 확진자 증가와 함께 사망자도 크게 늘고 있다. 독일에서는 BA.5 변이 확산으로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 사망자가 500명을 넘었고, 프랑스는 보름 만에 확진자가 80% 가량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비상대응팀장은 6일(이하 현지시간) 미디어 브리핑에서 "여행, 대규모 모임이 늘면서 대인 접촉이 증가해 유럽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지가 됐다"며 "유럽에서의 심각한 질병 확산은 곧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장이 지난 1일 "유럽은 현재 세계 원숭이두창 확산의 중심지"라며 유럽 국가들의 긴급 조치를 촉구한 것과 비슷하다. 유럽이 두 개의 감염병인 원숭이두창과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원숭이두창은 세계 확진자의 90% 가량이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1352명), 스페인(1258명), 독일(1242명) 등 3개국은 1000명을 넘겼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은 검사량 부족으로 인해 '숨은' 감염자가 많다"면서 오는 18일 전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재소집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는 오미크론 하위 변위 BA.5 확진자가 늘면서 재감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 재감염자는 사망 위험이 2배 높고 지속적으로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오면서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 연구팀이 6일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2회 이상 감염됐던 사람은 1회 감염자보다 마지막 확진 후 6개월 이내 사망할 위험은 2배 이상, 입원 위험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회 이상 감염자는 폐-심장-신장 질환, 소화기-신장-신경 질환, 당뇨병 위험이 더 커졌다. 재감염 후 가슴 통증, 심장마비, 심부전, 혈전 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이 논문은 미 재향군인 의료 시스템에 등록된 560만 명 이상의 건강 기록을 토대로 이뤄져 대상자의 연령대가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최근 확산세가 코로나 초기와 같은 '재앙'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고령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BA.5 변이 예방 효과가 있는 백신 배포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