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전과5범…10대 여자친구에 "맞아야 말 듣는다"
재판부 "합의 종용 등 정황 나쁘지만…피해자 처벌불원"
10대 여자친구의 손톱 밑을 가위로 찌르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집으로 차를 밀고 들어가겠다"고 협박까지 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신용무 판사는 상습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상해 혐의로 기소된 염모씨(20)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염씨는 지난해 12월부터 A씨(17·여)와 사귀는 동안 상습적으로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염씨는 지난 2월 "너는 맞아야 말을 듣는다"며 가위로 A씨의 손·발톱 밑을 찌르고, 팔굽혀펴기를 시킨 뒤 무릎이 땅에 닿자 걸레봉으로 구타하기도 했다. 또 같은 달 A씨의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집에 들어갔다 바로 나오지 않으면 차로 밀고 들어가 다 부숴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폭력범죄로 여러 차례 소년보호처분을 받았고, 폭행, 공갈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3개월여 만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염씨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폭력 전과로 5회 처벌받은 바 있다.
신 판사는 "특별한 이유 없이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하다가 가위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폭행과 협박을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며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는 중에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합의서가 들어왔으니 석방해 달라'고 요구하며 피의자신문조서 날인을 거부해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는 법정에서는 피고인의 처벌 여부에 관해 잘 모르겠다고 했으나 법정진술 이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했다"며 "마지막 협박 범행 이전의 행위에 대해서는 '특별히 무섭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아 폭행의 정도가 심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