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이어지는 미국 서부의 호수에서 변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미드 호수를 관리하는 미 국립공원관리국은 6일(현지시간) 이곳의 스윔 비치에서 유해를 발견했으며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잠수팀의 지원으로 시신 수습을 위한 관리선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이후 이 호수에서 발견된 네 번째 유해다.
클라크 카운티 검시관실은 과거 실종자 기록을 살펴보며 이 유해가 언제 어떻게 숨졌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1일에는 이곳에서 유해가 담긴 드럼통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운동화를 토대로 이 유해가 1980년대 초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의 시신으로 추정했다. 같은 달 7일에는 미드호 북서쪽 지역에서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유해가 발견됐으며 지난달 25일에는 볼더 비치 인근에서 사체의 유해 일부가 발견됐다.
미드호는 1937년 콜로라도강을 막아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조성된 인공 호수로 애리조나와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7개 주(州)와 멕시코 북부 지역에까지 물을 공급한다.
20년 넘게 이어진 가뭄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미국 최대 저수지 미드호의 저수 면적. 2000년(위 사진)과 2020년(아래 사진)의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저수 면적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구글어스 타임랩스·CNN 캡처
미국 남서부 농업 지대의 젖줄 역할을 하는 이 호수는 1999년 이래 저수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미 서부 지역에 20년 넘게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업용수 사용랑이 늘었기 때문이다. 22년 전 1200피트(365.75m)에 달했던 수위는 현재 1042피트(317.60)로 낮아졌다.
이처럼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변사체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작된 상륙정, 바닥에 가라앉은 보트 등 다양한 ‘비밀’들이 발견되고 있다.
AP통신 이에 대해 미드호가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와 30분 거리에 있는 만큼 이같은 변사체는 살인 사건 등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전했다.
오스카 굿먼 전 라스베이거스 시장은 지난 5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드호는 시신을 유기하기에 적절한 장소 중 하나로 여겨졌다”며 “갱들은 희생자의 시신을 수장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