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할 경우 전 세계 50억명 이상의 사람이 굶주림으로 숨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럿거스대학교 환경과학과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핵무기 보유 국가 간 핵전쟁이 발생할 경우를 6가지 시나리오로 가정했습니다.
핵폭발로 발생하는 그을음과 먼지 등이 대기 중에 얼마나 유입되는지 계산한 뒤 이로 인한 기후 변화와 식량 생산 감소에 따른 사망자 수를 추정했습니다.
먼저 인도와 파키스탄 간 소규모 핵전쟁 시 5년 이내에 세계 식량 생산량이 7%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경우 2억명 이상이 기아로 숨질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인 미국과 러시아의 전면적인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 세계 식량 생산량이 3~4년 동안 약 90%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때 기아로 사망하는 인구가 50억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연구팀은 곡물 생산량 감소는 러시아와 미국과 같은 주요 수출국을 포함한 중위도 국가에서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경우 수출 제한을 일으키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 수입 의존 국가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란 분석입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쟁이 일어나면 2년 이내에 세계 인구 75% 이상이 굶주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규모와 상관없이 핵전쟁은 세계 식량 시스템을 말살시키고 그 과정에서 수십억명의 사람을 죽게 할 것"이라며 "핵무기 금지만이 장기전인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UN 핵무기 금지 조약을 66개국이 비준했지만 핵 보유 9개국(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북한)은 비준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조약에 서명해야 할 때임을 분명히 알려준다"고 덧붙였습니다.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