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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딱 하나, 가격은 세금 포함 216엔(약 2100원).


밥상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일본에서 한 가지 반찬만 담은 초저가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브랜드인 '로손100'이 지난해 출시해 성공을 거두며 최근 5탄까지 나온 '다케벤토(だけ弁当)'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다케벤토'는 '~뿐'이라는 뜻의 일본어 '다케'에 '벤토(도시락)'를 합친 말로 '~뿐인 도시락' 정도로 풀이된다.
 

일본 편의점 로손100이 출시해 120만 개 넘게 팔린 '비엔나소시지 도시락'. 로손100 홈페이지


로손100은 지난해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간편하고 저렴한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밥과 비엔나소시지만 담은 1탄 '비엔나소시지 도시락'을 출시했다.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먹는 젊은 층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싸고 맛있다", "컵라면·샐러드 등과 함께 먹어도 500엔(약 4860원)이 안 든다' 등의 호평을 올리면서 순식간에 120만 여개가 팔려나갔다.

곧이어 '미트볼 도시락'이 나왔고, 3탄 '어묵튀김 도시락', 4탄 '생선까스 도시락' 등이 연이어 출시돼 총 225만 개 판매됐다. 성공에 힘입어 지난 22일에는 5탄인 '치킨너겟 도시락'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찬이 하나 뿐인 '다케벤토' 시리즈. 로손100 홈페이지


TBS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딱 하나의 반찬만 담은 도시락은 이 회사 상품개발부 사원인 하야시 히로아키(林弘昭)가 10년 전 내놓은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어릴 적 엄마가 싸 준 도시락에서 항상 비엔나소시지가 부족해 아쉬웠던 걸 떠올리며 제안했지만 '영양 균형이 맞지 않는다' '모양이 보기 안 좋다' 등의 이유로 계속 거절 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외식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저가 도시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아이디어가 빛을 볼 수 있었다.

승부처는 가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면서 일본 편의점들은 지난 3월부터 자체 제작 도시락 등의 가격을 2~15% 올린 상황이다. 하지만 로손100 측은 제품의 상징성을 고려해 다케벤토의 가격을 세금 포함 216엔으로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다케벤토' 개발자인 하야시 히로아키씨가 4탄 '생선까스 도시락'을 들고 있다. 로손100 홈페이지


다케벤토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일본의 다른 편의점들도 200~300엔대 도시락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 속에서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들을 겨냥한 '초저가 도시락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7월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라 소비세 인상의 영향이 있었던 2014년 12월(2.5%)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4월(2.1%)과 5월(2.1%), 6월(2.2%)에 이어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이다.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급등해 가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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