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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옌볜주’ 직접 가 보니

도시 외관·옷차림 등 한국과 비슷
“한 집 건너 한 집 돈 벌러 한국행”
공동체 해체… 이혼 등 부작용도

中, 소수민족 통합 정책 가속화
한중 협력 상징 옌볜과기대 폐교
한글 우선 표기 70년 만에 폐기

 

지난 3일로 창설 70주년을 맞은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주도(州都) 옌지의 아리랑광장에서 경축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옌지 곳곳에서 불꽃 축제와 문예 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신화사 캡처

 

 

창설 70주년을 맞은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옌볜주)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민족 정체성을 지켜 나가느냐’다. 젊은층의 유출로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는 데다 중앙정부가 개별 민족의 자치보다 한족(漢族)과의 통합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9·3제(자치주 설립 기념일)를 맞은 옌볜주를 직접 찾아가 조선족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봤다.

●‘가로수길’ 커피숍 등 친숙한 간판들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를 날아 옌지공항에 도착하자 ‘연변 사투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공항 내 모든 안내문은 중국어와 한글이 병기돼 있었고, 직원들도 우리말로 승객 이동을 도왔다. ‘조선족의 서울’로 불리는 옌지에 도착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조선족의 서울’로 불리는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 시내의 건물 간판. 한국의 여느 신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옌지 류지영 특파원

 

 

옌지는 중국의 다른 도시들과 달랐다. 빨간색 우레탄으로 포장된 자전거 전용도로나 ‘도로 위 지하철’로 불리는 간선급행버스(BRT) 등이 한국과 판박이였다. 편의점에 들어가니 가수 선미의 ‘열이 올라요’가 흘러나왔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의류가 실시간 공수돼 20대 여성들의 차림은 서울과 차이가 없었다. 옌지의 ‘핫플레이스’인 옌볜대 앞에는 ‘청담동 가로수길’(커피숍), ‘버닝썬’(실내 포장마차) 등 친숙한 이름의 간판이 즐비했다. 과거보다 한국의 영향력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옌지는 우리와 많이 닮아 있었다. 택시 기사 김모(52)씨는 “언어 장벽이 없기 때문에 한국의 좋은 제도나 정책이 옌지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며 “요즘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해외 여행이 힘들어진 중국 젊은이들이 간접적이나마 한류 문화를 체험하려고 찾는다”고 전했다.

 

 

옌지의 번화가인 옌볜대 앞을 한복 차림의 여성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1949년 개교한 옌볜대는 한민족 계열 종합대학으로 중국에서 한국어와 중국어를 함께 쓰는 유일한 대학이다. 옌지 류지영 특파원

 

 

●1990년대 이후 100만명 해외로

옌볜주는 19세기 이후 조선족이 모여 살던 옌지와 투먼, 룽징 등을 묶어 1952년 세워졌다. 별다른 제조업 시설이 없음에도 지금까지 분투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의 무역·투자 확대, 한국 거주 조선족의 송금이 결정적이었다. 시인 윤동주가 태어난 룽징에서 만난 남모(70)씨는 “아내가 한국에 가서 일한 덕에 아파트를 장만했고 딸도 의사로 키울 수 있었다”며 “(옌볜에서) 한국에 돈 벌러 간 조선족이 한 집 건너 한 집꼴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옌볜주의 한국 의존 심화는 공동체 해체 등의 부작용도 낳았다. 1990년대 이후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해외로 떠나면서 부부 중 한쪽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가정이 새로운 일상인 ‘뉴노멀’이 됐다. 불화로 인한 이혼이 급증했고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 자녀들이 비행 청소년으로 전락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주도 옌지 시내 곳곳에 걸린 창설 70주년 환영 현수막. 옌지 류지영 특파원

 

베이징의 ‘견제’도 시작됐다. 중국 첫 외국 합작 대학이자 ‘한중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옌볜과학기술대학(옌볜과기대)이 지난해 폐교된 것이 대표적이다. 1991년 재미 사업가인 김진경 총장이 지린성 정부로부터 30년간 부지를 빌려 세운 옌볜과기대는 한국 기업 및 해외 교민들의 지원으로 조선족 기술 인력 양성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고 2018년도부터 신입생 선발을 금지했다. 학교 주변에서 만난 한 조선족 주민은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 단합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줄여 나가려는 흐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주도 옌지 내 ‘핫플레이스’인 옌볜대 주변에서 중국인 여성들이 한복을 입고 나들이를 하고 있다. 최근 이 지역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 문화를 간접 체험하는 한류 체험 관광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옌지 류지영 특파원



●“전통 가치관 보존 위한 교육 필요”

옌볜주는 1952년 설립 이래 한글 전용을 원칙으로 하되 한글과 한자를 병기할 때는 한글을 우선 표기하도록 했으나 지난 7월 한자를 먼저 적도록 규정을 바꿨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00곳이 넘던 중국 내 조선족 초·중·고교는 200곳 정도만 남았다. 아예 자녀를 한족과 결혼시키고 그 2세를 한족으로 등록하는 ‘동화’ 현상도 늘고 있다. 황유복 베이징 중앙민족대학 교수는 “민족공동체 존망과 직결되는 전통 가치관 보존을 위한 민족언어·문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인 윤동주의 고향인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의 미식거리. 거리 전체에 한글 간판이 즐비하다. 룽징 류지영 특파원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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