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 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하게 된 메리 엘리자베스(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은 영국 역사상 세번째 여성 총리다. 마가렛 대처(1979~1990 재임)가 만 54세에, 테레사 메이(2016~2019 재임)가 만 60세에 취임한 데 반해 40대 여성으론 처음이다.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 관례에 따라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을 자동으로 맡게 된다.
 

트러스 총리는 ‘대처리즘 수호자’

 

리즈 트러스(왼쪽) 신임 영국 총리가 지난 7월 25일 영국 잉글랜드 중부 스토크온트렌트에서 열린 BBC 토론회에 참석하러 가고 있다.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지난 2009년 11월 23일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에서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러스 총리 내정자는 보수당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리즈 수낵(42) 전 재무장관보다 감세·규제 완화 등을 강조하고 강경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모습에 ‘대처리즘의 수호자’(텔레그래프)라는 평가가 붙었다. 실제로도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의 정책은 물론 패션도 따라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BBC가 주최한 보수당 대표 최종 후보 TV토론회에 파란색 원피스에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하고 왼쪽 가슴에는 브로치를 달았는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매체들은 대처 전 총리가 주로 입던 패션 스타일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대처 전 총리는 영국 왕실의 상징인 로열블루 색깔 패션을 즐겼고, 이는 보수당의 부흥 상징이 됐다.
 

마가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지난 1987년 3월 29일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패션과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가 지난 2월 17일 전쟁이 일어나기 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패션이 묘하게 비슷하다. AFP=연합뉴스

 


지난 2010년 총선을 통해 하원의원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을 때만 해도 트러스의 패션은 썩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법무부 장관(2016~17), 재무부 장관(2017~2019), 국제통상부 장관(2019~2021) 등 요직을 연달아 차지하고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패션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들은 외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처 전 총리와 유사하게 빨강·파랑·보라 등 원색 옷에 정갈한 액서세리를 코디하는 세련미를 보여준다.

더타임스는 "화려한 색의 옷을 입는 트러스는 어두운 색 정장을 입은 남성 지도자들을 배경으로 만들어 버린다"면서 "대처는 패션을 이용해 자신을 드러내는데 전문가였는데 트러스도 그렇다"고 평가했다. 대처처럼 영국 브랜드 옷만 고수하는 것도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반면 ‘대처 아바타’로 보일 만큼 너무 대처를 따라한다는 비판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런 모습이 런던 정치계에선 비웃음을 샀지만, 대처를 존경하는 보수당원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야심가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에서 보수당 대표 선거운동 관련해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래 트러스는 ‘반(反)대처’ 입장이었다. 그의 가족은 노동당 지지자가 많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북부에 터를 잡고 살았다. 수학교수였던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는 대처 반대 시위에 나가는 강경한 좌파였다. 그도 어린 시절 학교의 모의 총선에서 대처 역할을 맡았을 때, 스스로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옥스퍼드대 재학 중엔 중도 좌파인 자유민주당에서 활동했다. 그랬던 그가 1996년 만 21세에 열렬한 보수 당원으로 전향하고 승승장구했다. 그의 정치적 전향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엔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했지만, 이후 브렉시트 찬성으로 돌아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각에선 그를 출세를 향해 움직이는 ‘풍향계’라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역으로 대중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승리를 위해 기존의 입장도 바꾸는 실용적인 모습이 여성 정치인으로 보기 드물게 야심차다는 평가도 있다. BBC는 트러스 신임 총리 가족 인터뷰를 통해 "그는 보드게임조차도 이겨야 하는 사람"이라면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길을 찾는다"고 묘사했다. 대학 시절 그와 함께 자유민주당원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은 "트러스는 어떤 입장을 가진 사람이든 그앞에서 강력하게 말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옥스퍼드대 머튼칼리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하고 2000년까지 셸에서 일했다. 정치 입문 후 두차례 낙선을 거쳐 2006년 런던 그리니치 지역 구의원(Councillor)에 당선됐고 4년 뒤 런던에서 동북쪽으로 2시간 정도 떨어진 노퍽 지역을 지역구로 하원에 처음 입성했다. 당시 35세였다. 이후 2012년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과 메이 내각에 등용돼 두루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00년 회계사와 결혼한 그는 2006년 마크 필드 전 보수당 의원과 18개월간 만났던 불륜이 공개되면서 한때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필드 전 의원은 이로 인해 12년간의 결혼생활이 파탄났지만 트러스는 이를 이겨내고 가정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불륜에 대한 물음을 받았을 땐 "결혼해서 정말 행복하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최근 그의 불륜은 더는 언급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평판에 묻은 어떤 얼룩도 지워내는 능숙한 정치인"이라고 했다.
 

유럽 여풍(女風)…여성 지도자 16명


트러스 신임 총리가 취임하면서 49개국 유럽 국가에서만 여성 총리 및 대통령이 1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2005~2021 재임) 이후 더욱 강력해진 정치계 여풍(女風)에 대해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앨리스 에반스 사회학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배려하고 사려 깊은 여성 리더십도 유익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email protected]

 

 

 

중앙일보


  1. “HIV 퍼뜨리자” 유흥업소 찾은 中유학생들…日발칵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의 한 거리. 유튜브 채널 '일본이야기'에 게시된 '도쿄 이케부쿠로 유흥밀집 지역'이라는 제목의 영상 속 화면/ 유튜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중국인 유학생들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트리기 위해 일본의 한 유흥업소를 방...
    등록일: 2022.09.07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4
    Read More
  2. 중국 쓰촨서 규모 6.8 지진…최소 46명 사망 [나우, 어스]
    산사태로 도로 곳곳 두절…쓰촨성 2급 비상대응태세 발령 5일(현지시간)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남서부 쓰촨성 루딩현에서 구조대들이 생존자를 들 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신화통신] 중국 쓰촨성에서 5일(현지시간)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46...
    등록일: 2022.09.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8
    Read More
  3. 캐나다서 2명이 13곳 흉기난동…10명 사망, 15명 부상
    30대 용의자 2명, 서스캐처원주서 범행 뒤 도주 중 경찰 “일부는 겨냥, 일부는 무작위…범행 동기 몰라” 4일 론다 블랙모어 리자이나 경찰청 부청장이 서스캐처원주 리자이나시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캐나다 중부 서스캐...
    등록일: 2022.09.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4
    Read More
  4. ‘태풍 힌남노’ 日 쓰시마에 초속 44.7m 강풍…2명 사망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가장 가까이 접근한 일본 규수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인명 피해와 정전 등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의 영향으로 오늘 새벽 3시 36분께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對馬·대마도)시에서는 최대순간풍속 44.7m/s가 ...
    등록일: 2022.09.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9
    Read More
  5. 불륜 파문도 지워낸 그녀…영국 사상 첫 40대 女총리, 누구
    5일(현지시간) 영국 보수당 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하게 된 메리 엘리자베스(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은 영국 역사상 세번째 여성 총리다. 마가렛 대처(1979~1990 재임)가 만 54세에, 테레사 메이(2016~2019 재임)가 만 ...
    등록일: 2022.09.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9
    Read More
  6. 프랑스 가스 보내고, 독일 전기 보내고… 독일 "탈원전 후퇴 없다"
    프랑스·독일 "에너지 위기 극복 협력" 약속 독일, 올 연말까지 남은 원전 3곳 가동 중단 지난 5월 9일 독일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AP 뉴시스 프랑스와 독일이 에너지 ...
    등록일: 2022.09.06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8
    Read More
  7. 케이팝 흐르는 ‘조선족의 서울’… 조선족 학교·한글이 쫓겨나고 있다
    ‘70주년 옌볜주’ 직접 가 보니 도시 외관·옷차림 등 한국과 비슷 “한 집 건너 한 집 돈 벌러 한국행” 공동체 해체… 이혼 등 부작용도 中, 소수민족 통합 정책 가속화 한중 협력 상징 옌볜과기대 폐교 한글 우선 표기 70년 만에 폐기 지난 3일로 창설 70주년을 ...
    등록일: 2022.09.0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7
    Read More
  8. 동북은 비좁아…中 각지로 세계로 진출한 조선족
    개혁개방 이후 주요 도시, 연해지방으로 진출 베이징 1982년 3900→2020년 3만 2천 '코리안 드림' 좇아 한국으로…2021년 현재 62만 8천명 미국 일본 러시아 등에도 수만명 진출 조선족 길을 묻다 1992년 8월 한중수교는 한민족이지만 수 십 년을 떨어져 살아오...
    등록일: 2022.09.0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1
    Read More
  9. '달로 가는 길 험난하네'…아르테미스 발사 또 연기, 연료누출
    [美 NASA, 로켓에 극저온 '액체수소' 주입하며 결함 확인 지난달 29일에도 연료누출 문제…10월 발사 연기 가능성]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 기립한 모습. / ...
    등록일: 2022.09.0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9
    Read More
  10. 日오키나와 먼저 덮친 힌남노, 4명 부상· 6천가구 정전
    태풍 '힌남노'가 일본 오키나와를 강타했다. 4일 오키나와에서 강풍이 불자 보행자들이 나무를 붙잡고 버티고 있다. [AP]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덮치면서 4명이 다치고 6000여 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힌남노는 4...
    등록일: 2022.09.0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10 411 412 413 414 415 416 417 418 419 ... 446 Next
/ 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