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존 보다 크게 나아간 표현이라고 해석 안해"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2022.09.07. [email protected]
달러 대비 엔화 가치의 급격한 추락에 일본 정부가 "대응"을 언급했으나, 엔화 추락은 멈추지 않았다.
7일 NHK,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인 12시 기준 143.63~143.65엔에 거래됐다. 전날 오후 5시와 비교했을 때 2엔10전이나 하락했다.
1998년 8월 이후 약 24년 만의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특히 이날 오전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이 "최근의 움직임은 꽤 급속하고 일방적"이라면서 "(엔화 약세 움직임이) 계속되는 데에는 강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견제 발언을 했으나 엔화 가치가 더 추락했다.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엔저와 관련 "급속하고 일방적인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에는 필요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했으나 엔화 가치의 급락을 막지 못했다.
닛케이는 "(정부의 발언이)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를 견제할 의도를 가진 발언으로 수용된 반면, 급속한 엔화 약세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기존보다 크게 나아간 표현이라고는 해석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엔화 매도, 달러 매수로 연결됐다는 견해가 있다"고 풀이했다.
엔화는 유로 대비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7일 정오 기준 1유로 당 141.97~142.01엔에 거래됐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7월 말 1달러=133엔대로 추이하다가 지난 1일 140엔대를 뚫었다. 지난달 2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을 밝힌 후 엔화 약세가 급격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호주 중앙은행이 0.5% 포인트의 '빅스텝' 금리 인상에 나서자 엔화 매도가 가속화됐다. 이날 달러 당 엔화 가치는 141엔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밤 엔화는 142엔에서 다시 143엔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7일 오전 143엔대 후반을 기록하다가 144엔대까지 추락한 것이다. 8월 말 139엔대에서 5엔이나 하락했다.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반면 일본은행만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하는 점이 엔저의 주된 원인이다.
엔화 가치다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 중앙은행은 오는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20~21일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반면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거듭 금융 완화 지속 의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9월 내 계속 엔화 가치 추락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NHK에 "지난달 강연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자세를 선명히 한 이후, 최근 10일 만에 엔 환율이 7엔정도 떨어졌다. 하락 속도가 빨리 한층 더 엔화 약세가 진행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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