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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일본 독신자 비율 전체 인구 50%에 육박."

2011년 일본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35년 일본의 생애 미혼율이 남성 35.1%, 여성 24.6%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생애 미혼율이란 결혼 가능 인구 중에서 만 50세 전후(45~49세와 50~54세 미혼율의 평균)까지 결혼 경험이 없는 인구의 비율을 말합니다. 이혼 또는 사별로 인한 독신자의 비율은 남성 9.2%, 여성 26.1%로 예상됐는데, 여성 독신의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높은 것은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보통 독신이라고 하면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만을 떠올리곤 하지만 결혼 경험이 있어도 이혼 또는 사별로 현재 배우자가 없는 상태인 사람은 모두 독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2035년 배우자가 있는 남성의 비율은 55.7%, 여성은 49.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해당 수치는 10년 전에 나온 전망치이고 혼인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은 2035년 이전에 이 같은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불과 10여 년 뒤면 일본은 성인 인구에서 차지하는 독신자(미혼+이혼·사별 인구)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독신자 천국'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10년, 20년 뒤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요.
 

한국 1인가구 비중 33%…日보다 낮지만 갈수록 차이 줄어

 

[사진 출처 = 조보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33.4%였습니다. 이 비중은 점차 높아져 2050년이면 39.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일본의 1인 가구 비중은 38%에 달했습니다. 현시점 기준으로 1인 가구 비중은 고령화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있지만(올해 고령인구비 중 한국 17.5% · 일본 29.9%) 조금씩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는 추세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2010년 한국과 일본의 1인 가구 비중은 각각 23.9%, 32.4%로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하지만 2020년 한국 31.7%, 일본 38%로 6%포인트 정도로 좁혀졌고 다시 2040년에는 각각 37.9%, 39.3%로 1.5%포인트 이내로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즉, 30년 뒤에는 한국도 일본처럼 2.5가구에 1가구꼴로 1인 가구인 상황이 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기간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추월해 더 적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10년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 2.42명이었던 일본은 2020년 2.21명에서 2040년에는 2.08명까지 줄어들지만 가까스로 가구당 2명 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010년 2.7명에서 2020년 2.37명으로 줄어들었고 2040년에는 1.97명으로 2명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죠.
 

1인 가구 늘고 핵가족은 급감…사회 특성상 공동체 붕괴 우려 커

 

[사진 출처 = 한국문화관광연구원홈페이지캡처]

 

한국과 일본은 모두 2010년 전후부터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구성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 가구 비중은 줄어들어 일본의 경우 핵가족 비중이 2035년이면 전체 가구의 23%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부로만 구성된 2인 가구 비중도 1인 가구만큼은 아니지만 완만하게 늘고 있고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자녀가 독립한 뒤 부부끼리 사는 노년세대가 늘고 있고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세대, 즉 딩크족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세대로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1인 가구 비중은 급증하는 데 반해 '핵가족'은 감소해 드물어집니다. 물론 이 같은 1인 가구 증가와 핵가족 형태의 해체 흐름이 일본에서만 발견되는 건 아닙니다. 선진국 대부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한국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입양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고 이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데다 미혼 출산이 금기시되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이로 인한 공동체 붕괴 현상이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日독신 연구가 "1인가구 시대 가장 불안한 건 은퇴한 기혼 남성"

 

한국에서도 `혼밥`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인 가구가 늘면서 언제부턴가 혼밥, 혼술, 혼행이 유행하고 나홀로 족이란 말도 등장했습니다. 소비행태 변화는 1인 가구 확산을 쉽게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예들 중 하나로, 한국도 일상의 많은 부분이 점차 집단보다 개인에 더 집중되고 있죠.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 가즈히사 씨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 변화에 진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가장 불안한 계층으로 일본의 경우 기혼 남성층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특히 은퇴 이후 일본 남성들의 배우자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일본 다이이치생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은퇴 이후 거동 등이 불편할 때 "아내가 의지가 된다"고 응답한 남성은 60%에 달했습니다. 반면 "남편이 의지가 된다"고 응답한 여성은 20%에 불과해 부부간 서로를 의지하는 인식 정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암시해 주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본의 은퇴한 기혼 남성들의 잠재적 취약성을 드러내주는 예는 50대 자살률과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입니다. 원래 어느나라든 자살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지만 이혼 또는 사별로 배우자를 잃은 남성 쪽이 특히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일본도 선진국 중에서 자살률이 높은 편이지만 특히 50대와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일본은 물론 OECD 평균의 2배가 넘을 만큼 높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노인자살률에서 성별 격차가 매우 두드러집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노인자살률(82.2명)은 여성 노인자살률(23.7명) 대비 3.5배나 높게 나타나, 전 연령대 남녀 자살률 차이 2.5배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혼과 만혼, 저출산·고령화, 황혼 이혼과 노인 자살의 증가는 모두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사안들입니다. 그리고 한일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들이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은퇴한 기혼 남성들이 가장 불안한 계층이라는 지적은 일본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국가·지역사회 역할 더 중요해져…가족 이외 관계 구축도 힘써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인 가구가 40%에 근접하고 독신인구가 절반에 육박하는 사회는 예전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 1인 가구의 삶은 2인 이상 가구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주거 혹은 식생활 관련 규모의 경제면에서 불리하고, 범죄와 질병 등 비상시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서상 고독감의 문제도 발생하게 됩니다.

공동체 유지를 위해서는 과거 가족이 하던 여러 역할을 지역사회와 국가가 보완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이미 40%를 훌쩍 넘는 곳도 많습니다. 스웨덴이나 덴마크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매우 높은데도 출산율이 높고 자살률은 낮은 편입니다. 국가와 지역사회가 가족 기능을 분담해 주는 것이 한몫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예컨대, 이들 나라는 1인 가구형 공동·임대주택 확대 등 주거 안정화를 통한 공동체 유지·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사례도 좋지만 가깝게는 사회구조와 정서가 한국과 더 비슷한 일본도 유용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의 경우 일찍이 찾아가는 형태의 개호(노약자 등을 돌보는 것)서비스 등 지역사회 '커뮤니티 케어'를 시행해 왔는데 1인 가구 사고 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대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아라카와씨는 1인 가구 혹은 독신자들의 사회가 "결코 고립된 사회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가족이 아닌 다른 의지가 되는 대상을 복수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는 "혼자인 사람이 늘면 역설적으로 개인 단위 연결에 대한 여지가 더 생기는 것"이라며 특히 "기혼 남성들은 퇴직 후를 대비해 가족 이외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족 간 유대를 신뢰하는 건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하지만 1인 가구와 독신자가 주류인 사회는 추세상 필연적입니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특히 배우자에게만 의존하는 자세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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